[저승세계의 변호인, 지장] 사막 모래바람 뚫고 넘어온 지장보살

2022-01-24     김남수

지장보살이 인도에서 수태해 중앙아시아, 호탄에서 태어났다는 점은 의외다. 모든 것이 무너져 사막의 모래와 바람만이 남아 있는 곳, 호탄이 지장의 고향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들어 미래의 미륵 부처님으로 오기 전까지 무불(無佛)시대의 교주(敎主)로 숭배된 지장보살. 지장보살이 저승세계의 변호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누구나 피하고 싶은 것이 죽음이다. 지장보살은 죽은 이들의 안내인이다. 때로는 홀로 때로는 아미타 부처님, 인로왕보살과 함께 죽은 자를 다음 세계로 안내한다. 염라대왕이 심판자라면 지장보살은 변호인이다. 죽은 영혼이 생전에 자그마한 선업이라도 쌓았음을 증명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죽은 이들이 머무는 명부 세계에 지장보살은 함께 있다. 지장전 혹은 명부전에 시왕, 판관, 저승사자, 시동들과 함께…. 죽은 이들을 위해 울리는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는 죽은 이들의 영혼을 정화하며, ‘지옥 중생을 구제하기 전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운 지장보살에게 위신력으로 다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