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어” 기후위기 행동에 나선 노년

2022-01-20     최호승
1월 19일 창립한 ‘60+ 기후행동’ ⓒ현대불교신문

“제발 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전 세계가 주목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오일남의 대사가 아니다. 기후위기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손주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고자 사회에 외친 절규다.

‘60+ 기후행동’이 1월 19일 서울 탑골공원 삼일문 앞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시민단체와 종교계 등 사회 각 분야 60세 이상 노인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만든 단체가 ‘60+ 기후행동’이다. 불교환경연대, 전국비구니회 등 불교계에서도 동참 중이다.

“손주들이 살아갈 지구 우리가 지킵시다.”
“경은아, 이 할머니가 나설게!”
“진서야 진하야, 초록지구 파란하늘 위해 할머니가 앞장선다.”

영하의 날씨 속에 진행한 출범식에서 60+ 기후행동은 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60+ 기후행동은 창립 선언문에서 “미래를 빼앗긴 미래세대는 인류 탄생 이래 처음 겪는 절망적 사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위기의 원인은 명백하다.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연료’는 인류의 오만과 탐욕”이라며 “개발과 성장이 행복을 위한 유일한 경로라고 믿어온 나머지 지구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다”라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생산력 제일주의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풀뿌리 민주주의 성숙에 기여하지 못해서 청년의 미래를 빼앗은 것에 용서를 구한다. 이제 달라지겠다”라고 밝혔다.

60+ 기후행동은 “위기를 기회로 돌려놓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후손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노년의 인생 전환의 몇 가지 행동 지침도 밝혔다. △소비 줄이기 △지나온 삶 기록하기 △이웃 소통으로 공동체 기반 다지기 △기후재난 현장 직접 찾기 △정부 등 공공기관과 기업체 감시 견제 및 의견 전달 등이다. 기후비상행동이 필요한 곳에는 ‘60+ 119 기후증인 행동대’가 출동하기도 한다. 전국 단위로 모집한 119명의 노인들이 각 지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나 중단을 위한 활동을 펼친다. 면담 등 비폭력과 평화의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우리가 달라져야 미래가 달라진다’는 현수막을 앞세워 서울 탑골공원에서 광화문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