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희망을 찾았습니까?

빛의 샘, 한 해를 보내며

2007-09-17     관리자

희망이란 화두를 갖고 '96년 돌아본다. 본래 인간에게는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희망과 사회 적인 차원의 희망이 있게 마련이다. 본업이 사회적 희망을 만드는 일이니 만큼 희망을 만들 었는가 못했는가 하는 것은 내 삶에 있어서 절대적인 평가기준이다.
통일을 이루고 만민이 평등하게 복된 삶을 구가하는 것은 분명 만인의 희망임에 틀림없다.
나의 '96년 희망은 대강 이랬다. 우선적으로 민족이 민족의 존엄과 자존을 지켜내는 것이었 다. 민족이 존엄과 자존을 지켜 내지 못하면 민족 구성원 모두가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족의 이익 앞에서는 당리 당략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민족 전 체의 이익을 위해 모든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것 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는 삼팔선을 베고 누울지언정 분단은 절대 안 된다고 절규했다. 이 희망은 소위 한총련 사태라고 불리는 씁쓸한 기억만 남기고 분단 51년을 넘기고 만 것이다.
결국 '96년에도 민족의 통일은 그 어떤 단초도 만들지 못하고 매듭을 짓게 됐다. 남과 북이 통일되지 못하면 결코 한민족은 부흥할 수 없고 그 구성원들도 잘 살 수가 없다. 우리 민족 이 지출하는 분단비용은 통일비용의 수천 배, 수만 배라는 사실, 우리민족의 분단에 미-일 외세는 춤을 추며 자국의 실리를 챙긴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두 번때 희망은 민중의 복된 삶이었다. 인간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행복도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빼앗아 내가 행복해 지는 수탈적 행복이 아니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 지는 나눔의 행복이다.
과연 지금 우리들은 얼마만큼 행복한가. 당신은 행복한가. 불행하다면 누가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가. 개인과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거창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개혁은 실종된지 오래고 역사 바로 세우기는 대통령 주변인물들의 비리조차도 바로 못잡고 있는 실정이다. 나의 행 복은 개인의 능력 탓이라고 한탄하는 것은 분명 이치로는 맞는 일이나 결코 모든 불행의 이 유가 자신의 못남이나 무능 때문이 아닌 경우가 우리 사회에는 아주 많다. 단돈 천원에 쩔 쩔매는 시민들도 있는데 수조 원의 돈을 착복한 이들도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우리 사회를 보고 이민을 간다느니, 있는대로 쓰고 죽자느니 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이들은 잘사는 좀들을 모조리 족이고 싶다며 엽기적 살인행위를 하는 부류도 있다.
한편에서는 그렇고 그런 세상 대충대충 살아나가자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희망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니 더더욱 불행해질 뿐이다. 국민들의 의식이 보수화되고 갈수록 인간관계가 각박해지는 이유도 모두 여기에 있다.
중국의 노 혁명가 노쉰은 이런 말을 했다. 그는 희망은 원래 없는 것이라고 했으며, 희망은 많은 사람이 그 길로 가면 그것이 곧 희망이 되고 길이 된다고 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는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더 많다. 그 사람들이 누가 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길을 가고 그 길에 많은 사람이 가면 곧 희망이 되지 않을까.
'96년을 접고 '97년을 바라보면서 또 매년 같은 희망을 되뇌어 본다.

*박정범 님은 한국항공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 교육선전국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김생호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