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K-불교’의 스타는?

2021-10-28     불광미디어

소설 원효
이지현 지음 | 264쪽 | 15,000원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1,400여 년 전 한국 불교사에서도 K-불교를 세계에 알린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원효 대사’입니다. 신라 사람인 원효는 당대는 물론 사후 수백 년이 지나도록 중국과 일본, 멀리 불교의 본산인 인도에까지 이름을 떨쳤습니다. 대승불교의 건설자인 인도의 나가르주나(용수)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불교의 대스타이지요. 원효의 탁월한 철학적 해석은 물론 자신이 펼친 가르침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은 완벽한 인간의 전형이었습니다.
 
원효의 삶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송나라 때 문헌 《송고승전》과 《삼국유사》 등의 기록을 보면 참으로 드라마틱합니다. 귀족에서 수행자로, 파계 후 한 여인의 지아비가 된 거사의 삶. 부랑자와 노비와 몸 파는 여인들의 스승으로 전쟁터의 귀신들까지 돌본 거리의 성자로서의 삶. 240여 권의 책을 저술한 대학자의 삶. 이렇듯 진속일여의 삶을 산 원효는 죽음을 예감하고는 머리를 깨끗이 깎고 혈사穴寺에서 숨을 거둡니다. 거사에서 다시 수행자로 돌아간 것이지요. 

 

원효의 가장 오래된 초상화는 13세기에 그려진 것으로, 일본 교토 고잔지(高山寺)에 남아 있습니다. 빛이 바래기도 했을 테지만, 다듬지 않은 거친 수염과 검게 그을린 얼굴, 마른 몸집은 원효가 어떤 삶을 살다 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원효의 삶은 한 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21세기적 감각으로 원효의 삶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떨까요. 법학박사이기도 한 이지현 작가는 원효의 《판비량론》을 읽다가 원효에게 푹 빠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원효의 삶을 소설로 쓰기로 결심하고, 진짜 멋진 소설로 완성해냈습니다. 원효의 모든 것을 망라하여 자료를 찾고, 공백으로 남은 부분은 원효의 꿈을 꾸며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답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작가는 원효가 왜 화려한 귀족과 존경받는 수행승의 삶을 철저하게 버리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갔는지 그 이유를 소설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지금 각자의 삶에서 살아내야 할 ‘자유와 안심安心’의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