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늙지 않은 노인은 어디 계십니까?”

금산사, 태공당 월주 대종사 49재 엄수

2021-09-08     최호승
월주 스님 49재에서 참석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원로, 수좌스님, 교구본사 주지스님, 전국비구니회, 중앙종회의원 등이 하얀 국화를 영정에 헌화했다.

지금도 고통받는 지구촌 어딘가에서 공생의 길을 찾을법한 큰스님은 어디 계실까?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49재가 9월 8일 금산사 대적광전에서 진행됐다. 문도스님들은 물론 월주 스님과 인연 맺은 사부대중이 함께했고, 스님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재는 그리움을 더 애틋하게 했다.

상좌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추모사가 그랬다. 스님은 “큰스님을 보내드리는 재를 올리는 지금도 미욱한 제자들은 대종사의 가르침이 그립고 또 그립다”고 했다.

‘귀일심원(歸一心源) 요익중생(饒益衆生).’ ‘일심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라’는 가르침을 물어야 할 스승의 빈자리는 컸다. 원행 스님은 “스님이 계시지 않는 지금, 어느 선지식을 찾아 그 깨달음의 길을 여쭈어야 합니까”라며 지남과 귀감을 잃어버린 허허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월주 스님의 위패를 영단에 모시는 문도스님들.

사실 월주 스님은 임종게로 방향을 일러 놓았다.

“하늘과 땅이 본래 크게 비어있으니/ 일체가 또한 부처이구나/ 오직 내가 살아왔던 모든 생애가 바로 임종게 아닌가. 할!”

그래도 사부대중은 그리웠다. 원행 스님은 “지구촌 공생을 가르치셨고, 온 세상의 힘 없고 가난한 이들까지도 받드는 삶을 몸소 보이셨다. 스님이 계시지 않는 지금, 그 누가 그 가르침을 전하겠습니까”라며 꽃비 내리는 날 월주 스님의 환지본처(還至本處)를 바랐다.

법주사 조실 월서 스님도 오랜 도반을 그리워했다.

“지구촌 곳곳에 수많은 공생의 씨앗을 퍼뜨린 큰 공덕으로 이미 도솔천 내원궁에 계실 겁니다. 오래 계시지 마시고 속환사바(速還娑婆)하시어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해 주십시오.”

‘깨달음의 사회화’를 ‘공생의 길’로 만든 원력과 보살행은 문도스님들이 이어가겠노라 다짐했다.

문도 일동은 “‘하늘과 땅은 나와 더불어 한 뿌리요,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 ‘본래 마음자리로 돌아가서 중생을 이익되게 하라’는 가르침을 온전히 받들겠다”며 “큰스님의 유훈을 우리 시대의 등불로 밝혀 지구촌과 인류 평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두 손을 모았다.

월주 스님 49재에 참석한 사부대중이 스님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있다.

법납 68년, 세수 87세로 원적에 든 월주 스님의 49재가 끝났다. 스님은 도솔천에 있을까, 아직 공생의 길 위에 있을까.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의 말씀으로 가늠해본다.

“母岳不老翁(모악불노옹)
本分不移步(본분불이보)
今日何在處(금일하재처)
石女起座舞(석녀기좌무).”

“모악산 늙지 않은 노인은
일생 동안 본분 자리에서
한 발짝도 옮기지 않았네.
오늘은 어느 곳에 계십니까?
석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