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 내주자! 지구를 구하는 카페

특집|가을·카페·붓다|친환경 카페

2020-11-30     허진

코로나19 확산으로 지구를 지키는 현명한 소비자 ‘그린슈머’들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기후위기 관련 공감대가 생기면서 카페에서도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텀블러 등 개인 컵 사용을 권장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이러스 감염과 위생에 대한 우려로 개인 컵을 받지 않는 카페가 많아졌다. 

개인 컵을 가져가면 음료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종전의 혜택은 유지하면서도 실제로는 일회용 컵을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매장도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남발한 결과는 바로 눈에 보이는 수치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85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증가했다.

일회용 컵은 정말 더 안전할까. 공중보건 전문가들에 따르면 플라스틱 포장은 특별히 위생적이지 않으며, 일회용 플라스틱이 버려진 후 청소노동자 등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오염을 심화해 장기적으로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회를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위생을 위한 일회용품 사용은 코로나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 여기 매장 이용 고객이 줄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소신을 지키며 친환경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착한 카페들이 있다. 돈쭐(‘돈’+‘혼쭐’의 변형된 표현으로, ‘혼쭐이 나다’라는 원래 의미와는 달리, 정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역설적 의미)을 내줘야 하는 친환경 카페를 소개한다. 

 

텀블러 대여와 반납이 자유로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보틀팩토리’

테이크아웃을 원하는 손님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컵 대신 가게 소유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주는 보틀팩토리. 
카페에서 대여한 텀블러는 추후 매장 앞에 있는 노란 함에 반납하면 된다. 개인 텀블러 지참 시 음료값에서 500원을 할인해준다. 
영수증 또한 요청 시에만 출력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인다.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26  |  02)3144-0703  |  매일 11:00~22:00, 월요일 휴무

 

냄비와 반찬통에 담아가는 케이크
서울 마포구 연남동 ‘얼스어스’

음료는 텀블러, 케이크는 다회용기를 가지고 가야만 포장해준다. 
매장 내 음료는 전부 다회용 컵에 나오며, 빨대가 필요한 메뉴에는 빨대 대신 숟가락이 제공된다. ‘냅킨’도 없다. 코로나 확산 후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번거로운 포장법을 고수하고 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손님들은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고 케이크를 사 간다고.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50  |  010-7105-9413  |  매일 12:00~21:00, 화요일 휴무

 

냅킨 대신 손수건 비치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곁애’

여성의 존엄한 삶과 자립을 위한 사회복지법인 ‘W-ing’에서 만든 공간으로, 일회용품 없는 플라스틱 프리 카페다. 음료 테이크아웃 시 반드시 텀블러를 지참해야 하며 음료값에서 1,000원을 할인해준다. 플라스틱 빨대 대신 스테인리스와 유리 빨대를 사용하고, 냅킨 대신 깨끗이 정돈된 손수건을 비치해둔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420-6, 2층  |  02)846-3877  |  매일 11:00~19:00, 일·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