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편집실] 2020년 11월호

만든 이들의 못다한 이야기

2020-10-27     불광미디어

머릿속 복잡할 땐 야경

아침부터 분주했다. 하필 한글날 휴일이 금요일이라 3일간의 ‘꿀 연휴’ 첫날, 강원도로 차를 달려야 했다. 부지런 떨었지만 역시 도로와 오대산 주차장은 말 그대로 주차장이었다. 다행히 일정에 늦진 않았다. 또 다른 번뇌가 괴롭혔다. 하룻낮에 취재 3개를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음이 바빴다. 흐름대로 취재는 했지만 못마땅했다. 월정사 경내를 걷다, 마음이 멈췄다.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1호)과 간절하게 두 손 모은 석조보살좌상(국보 제48-2호) 때문이었다. 그 애틋함이란…. 뜻밖의 야경에 일렁이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사방이 소리를 감춘 월정사의 가을밤, 애틋함만 빛났다. 뭐가 더 필요할까? 최호승 편집장

 

대부도와 피아니스트

임현정 피아니스트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경기 안산 대부도. 사진 촬영을 시작하자 석양이 졌고, 마침 썰물 때라 바다도 길을 내줬다. 시종일관 호탕한 웃음으로 옆 사람까지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그. 멋진 연주만큼이나 참 아름다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임현정 피아니스트의 매력을 알고 싶다면 곧 올라오는 불광미디어 유튜브 채널 인터뷰 영상을 확인해주세요!) 송희원 기자

 

조율 한번 해주세요

악기가 제 음을 내지 못하면 불협화음이 생긴다. 연주에 앞서 악기 음을 표준음에 맞추는 조율이 필요한 이유다. 감히 말한다. 나는 월간 「불광」이란 악기를 조율하는 조율사다. 잡지 기획부터 필진 섭외, 원고 청탁, 취재, 사진 촬영,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 여러 관계자와 일정, 내용 등을 조율해 결과물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표준음을 만든다. 유난히 조율이 힘들었던 한 달이었다. 가수 한영애의 노래 ‘조율’을 불러본다.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주세요.” 허진 기자

 

● 매월 <편집후기>에 소개되는 이야기는 월간 「불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생생한 후기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