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통신] 그곳에 가면

2020-10-23     최호승

● 커피는 세계의 문화를 바꿔 놨습니다. 길이나 지하철에서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바쁘게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은 일상이 됐습니다. 당장 동네의 거리를 나가볼까요?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에서부터 개인이 하는 특색 있는 카페까지, 다양한 종류의 커피 전문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 카페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요? 월간 「커피」의 최근 소셜 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카페의 연관 검색어는 여행, 인테리어, 일상, 주말, 데이트, 맛집 등이었습니다.

● 카페 관련 키워드로 여행은 꾸준하게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월 평균 55만 건의 버즈량(buzz, 특정 주제에 대한 언급량)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5위 안팎에 들었다고 합니다. 해당 지역 카페 방문이 여행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얘깁니다. 카페 투어 역시 커피와 카페가 단순 기호 식품을 넘어 경험적 가치를 전달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뜻입니다. 반려견, 주말, 데이트, 휴무 등 해시태그도 카페와 나란히 연관 검색되고 있습니다.

● 특히 본인을 드러내는 하나의 공간으로 카페를 여기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1년 전인 2019년 10월 ‘카페’의 기간별 연관어와 소비자 반응 분석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카페 인테리어가 맛만큼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관련 키워드로 소품, 사진, 셀카, 조명 등 사진 촬영 관련 키워드가 많이 언급됐습니다.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가 카페 선정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맞습니다. 카페는 수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소통의 장이자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가장 트렌디한 장소이자 힙스터(자신만의 고유한 패션과 문화를 좇는 사람)들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공연과 북토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하나의 문화이자 공간이 됐습니다.

● 코로나19로 계속되는 집콕, 방콕 생활로 답답하실 독자를 위해 월간 「불광」이 사찰 카페를 찾았습니다. 누구나 찾아갈 수 있지만 아무나 알 수 없던 정보와 눈이 즐거운 사진을 들고 왔습니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카페, 멋진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카페, 산사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카페를 11월호에 담았습니다.

● 다행히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고, 우리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갑니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을 물색하고 있다면 주저 없이 사찰로 발걸음을 옮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디지털 기기와 잠시 떨어져 책 한 권 읽으며 사색(思索)의 여유를, 소중한 인연과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커피 한 잔의 낭만을 느끼게 해줄 개성 넘치는 사찰 카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 최호승(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