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편집실] 2020년 9월호

만든 이들의 못다한 이야기

2020-08-31     불광미디어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개가!
등산객 길을 안내해주는 개 이야기는 TV 프로그램 ‘세상의 이런 일이’에서나 나오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일이 진짜 벌어졌다! 일선사에서 만난 개 ‘습득이’는 우리 일행이 중흥사로 향한다는 걸 마치 안다는 듯 줄곧 우리를 앞장섰다. 우리를 2시간 동안 4km 가까이나 안내했다. 마지막 목적지 중흥사까지 따라 들어온 습득이. 그.런.데. 중흥사 개 ‘행운이’가 습득이를 물듯이 사납게 달려들었다! 겨우 행운이를 막아섰지만 습득이는 쏜살같이 달아나 사라져버렸다. 흑흑. 마지막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진 습득아, 잘 돌아갔니? 송희원 기자

 

사만삼천이백 분의 시간
한 달 잡지를 만드는 사만삼천이백 분의 시간, 무엇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날짜로, 이동 거리로, 작성한 원고로, 그동안 마신 커피로, 스쳐 간 인연들로, 만남과 이별의 순간들로, 마음에 담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웃음으로, 갈등으로, 선택으로, 후회로, 아니면 희망으로 세어볼 수 있을까? 허진 기자

 

근심 푸는 곳
산사에 들면 꼭 해우소(解憂所)를 찾는다.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착 감긴다. 굳이 자비와 지혜, 사성제와 팔정도, 육바라밀, 자비희사 등 이런저런 단어를 붙이지 않아도 좋다.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그 근심을 들여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해법이 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산사 그 자체가 하나의 해우소일 수도 있겠다. 여행, 기도, 수행, 스님과 차담 등 목적은 달라도 산사에서 근심 하나씩은 푼다. 끙, 하고 몇 번 힘을 쓰면 들고 온 근심이 다 풀렸으면 좋겠다.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앞에서. 최호승 편집장

 

● 매월 <편집후기>에 소개되는 이야기는 월간 「불광」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생생한 후기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