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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한국불교환경교육원 유정길, 양재혁 씨

2007-09-16     관리자

그저 쉽게 지나쳐보면 아주 이상한 사람들이다. 요즘 세사에 그만한 조건이라면 그럭저럭 편하게 잘(?) 살 수 있을텐데 그런 것은 저만치 밀쳐두고 힘겨운 일들을 스스로 껴안은 채 당당하게 헤쳐나가는 사람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서울 종로구 계동101-12)에 들어서면 그런 사람, 유정길(사무국장), 오용선, 정규호, 양재혁, 성수경(이상 연구원, 간사) 씨를 기쁘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자기것에만 집착하는 현대사회에서 당사자 아닌 우리들이야 귀가 솔깃하고 아!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청량감 그 비슷한 감정을 느끼겠지만 그들의 생활과 삶은 도대체 어떤 열정에서 일까.
활동비 20만원(상근하고 있는 다섯명은 나이의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결혼 안 한 사람들은 월 활동비 20만원, 결혼한 사함은 30만원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을 받고 있는 양재혁 간사(31세)만 하더라도 대학원까지 마쳤고 집에선 맞이인 형편이다. 그는 요즘도 아침 9시에 출근하고 퇴근시간 6시를 7시 30분에 시작되는 강좌다 뭐다해서 매일 넘기다시피 한다. 그리고 지난번 불교환경축제인 청정국토한마당 (6월1일,2일) 같은 대내외 행사를 도맡아 준비하다보면 11시 반 조례사 앞에서 용두리행 막차를 타거나 아니면 더 늦어져 가까운 친구집이나 교육원에서 곤한잠을 청하기가 일쑤다.
하지만 그 자신 이런 '몸 고된 일' 쯤은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에서 제 분야에 열심인 친구들이 그런 자신을 한번쯤 생각해주는 것만으로도 역시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자신있게 활동하는 여유까지 부리게 해준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은 우선 '한국'이라는 이름을 앞에 갖고 있기에 한국의 시민 사회단체로서의 역할 및 제 사회단체와의 연대 활동을 펴나갑니다. 그리고 '불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불교계 각종 행사에 불교단체의 이름을 가지고 참여하며, '환경'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가지고 있기에 환경에 관련된 일들을 해나가면서 그런 것들을 또 교육하고 알려나갑니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원장 법륜 스님)의 시작은 1985,6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니 그보다 더 오래 전인지도 모른다. 당시 대학 운동권으로 수배를 받고 있던 유정길 씨(현 사무국장, 37세)는 불교의 개혁과 정치.사회참여를 주장하며 법사로서 교계 안팎에 이름을 각인해가고 있던 최석호 법사님(출가하기 전의 법륜 스님)을 우연한 기회에 당시 봉천동의 소림선원에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와의 만남을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한 채 사회과학과 이를 펼칠 운동에 몰두해 있던 유정길 씨는 그동안 해온 자신의 생각과 공부를 비교 검토해볼 요량으로 그 최석호 법사님과 2년여의 긴장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그 기간 동안 유정길 씨를 비롯 그의 친구들은 한국의 근현대사는 물론 오늘 날 우리의 현실을 그 누구보다도 깊이 들여다보고 그 대안을 제시해내는 법사님의 해박하고도 논리 정연한 열린 사고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비로소 불교와 부처님을 만난다.
"저 같은 경우 불교를 공부하게 되면서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에는 주위사람들을 굉장히 피곤하게 만드는 성격이었고 바짝 마른 체격에 경직된 사고의 소유자였다고 할까요. 도반들과 함께 불교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고 봅니다.
지금의 불교환경교육원도 당시 그렇게 같이 논의하고 공부하던 동반들과 비원 앞에서 중앙불교교육원 이름으로 시작해서 함께 활동한 것이 모태가 되었습니다. 도반들의 역할이 나뉘면서 불교사회연구소는 보수 법사님이라 다른 분은 월간 정토와 포교당 등을 맡고, 88년 3월에 제가 불교사회교육원을 본격적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불교사회교육원 일을 본격적으로 맡게 된 유정길 사무국장을 민족불교학당, 민족여성학교, 두레문화교실, 불교대학생수련교육, 불교청소년 수련교육 등 평소 그가 가졌던 사회변혁의 의지를 담은 강좌를 통해 불교가 이 사회에 이바지하여야 할 기초부분에 대한 논의와 인재를 양성해나간다.
그러던 중 '90년대 들어서면서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다가온 국내 사회분위기의 급격한 변화와 세계질서의 재편, 그리고 심각한 환경문제의 대두는 유 국장에게 다시금 교육언의 활동방향을 점검해야 하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준다.
그리고 마침내 법륜스님을 비롯 각각의 위치에서 일하고 있던 도반들과의 수개월에 걸친 논의 끝에 그 이름을 '한국불교환경교육원'으로 거듭나게 한다.
환경문제를 단순히 자연환경의 보존이나 원상복귀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자연과 인간의 일체, 생명존중을 설하신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토대로 각계각층 사람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수련을 통하여 인간이 자연에서 왔고 자연에 의해 살려지며, 자연과 분리할 수 없는 존재임을 체득하게 함으로써 자연순환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의 방향이 새로이 제시된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환경운동을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환경문제는 자연환경 보존 측면뿐만 아니라 환경문제를 방편으로 한 문명사적인 변환이나 생명을 살리느냐 죽이느냐 하는 생명운동쪽으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운동은 자칫 개량화되거나 근본을 건드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환경운동이 방편입니다. 문명적인 전환과 산업사회의 전환을 알리고 있는 메시지로서 가장 유효하고 접근이 용이하다고 생각한 것이 환경이었습니다. 환경운동은 다만 나와 동떨어진 자연을 살리자는 환경운동이 아닙니다.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는 새로운 형태의 진보운동인 것입니다."
'90년 결혼해 당시 보증금 2백만원으로 어렵사리 마련한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의 비닐하우스 안 판잣집에서 또 서로의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양재혁 간사와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유 국장은 현재 환경교육원에서 한 달에 30만원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자신이 직접 뽑아본 최소한의 생활비다.
그 자신 외부의 강의, 활동 등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 달에 평균 150여 만원이 족히 넘는다. 하지만 환경교육원의 이름으로 얻는 수익이고 교육원 식구들 스스로의 약속이기에 그 돈은 모두 교육원의 활동비로 들어간다. 모두들 허리띠를 열심히 졸라 매지만 아직 환경교육원의 살림은 빠듯하다.
현재 환경교육원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생태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푸른 어린이 환경학교, 현장교육, 생태학교 등 어린이, 청년, 대학생, 대학원생, 교사 등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에 필요한 자료 제작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사찰이나 단체의 위탁을 받아 환경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그렇게 '91년부터 지금까지 환경단체와 불교계 내에서 유일한 전문적인 환경교육단체로서 그 근본적인 문제해결점을 위해 꾸준히 연구 발전시켜온 덕택에 지금은 각분야의 저명한 분들이 환경교육원의 강사로 서보는 게 자랑이 될 정도가 되었다. 환경교육원의 투철한 현실 인식과 고된 노력을 이제 불교계를 비롯한 사회 안팎에서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그만큼 오늘날 인류에게 닥친 생태위기와 지구환경파괴가 심각해 진 것이다. d;제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 환경을 복구하는 일은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의 방향처럼 수행과 참회를 통한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일고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한국불교 환경교육원의 뜨거운 열정과 앞날에 더욱더 활기찬 건강함이 묻어나길 기대해 본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김생호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