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

불보살의 세계

2007-09-16     관리자

인로왕보살 은 죽은 자의 영혼을 맞이하여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보살이다. 인로왕보살에 대한 신앙은 전통적인 불교신앙의 형태라기보다는 민간신앙의 바탕 위에서 불교적 신앙형태로 정리. 발전되어진 보살로서 신라시대에 이미 민중글 사이에 극락왕생의 정토신앙이 성행하였으므로 적어도 이때에는 인로왕보살의 개념이 자리잡았을 가능성이 크다.
파리의 기메(Guimet) 미술관에는 중국 돈황 출토의 지장시왕탱이 소장되어져 있는데 983년에 제작되어진 불화로 인로왕보살과 그에게 접인되고 있는 망자(亡者)가 묘사되고 있어 늦어도 신라말기에는 한국에서도 인로왕에 대한인식이 이루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인로왕보살의 기원을 서역지방에서 숭배하던 토속신을 불교화한 것이라든가 또는 보살이라고 하는 명칭에 인로라는 형용사가 붙은 것으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현재로서 명확히 규정할 수는 없다.
인로왕보살은 조각상으로보다는 불화의 일부분으로서 그려지는 것이 보통으로 감로탱, 반야용선도(般若龍船圖), 지장시왕도 등에 등장하고 있다. 특히 감로탱에는 예외없이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감로탱의 영가천도 의식으로서의 기능과 인로왕보살의 극락세계로 인도하여 준다고 하는 기능이 상호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왼쪽 그림은 1736년에 제작된 선암사 감로탱에 표현되어 있는 인로왕보살로서 전체그림의 상단 왼쪽 구석에 묘사되고 있는 조선후기 인로왕보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몸은 비틀어 삼곡(三曲)의 자세를 취하고 양손으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당번(幢幡)을 쥐고 있으며 구름에 의지하여 강림하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바로 이러한 모습이 조선후기 인로왕보살의 일관된 도상이라 할 수 있다.
인로왕보살은 감로탱 이외에도 반야용선도에 등장하기도 하는데(통도사 반야용선도, 1896년 작) 반야용선 또한 극락세계로 인도한다고 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므로 인로왕보살의 기능에 어울리는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인로왕보살은 영가천도의식에 바탕을 두고 불화상에 등장하여 극락세계의 인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관음보살, 지장보살과 함께 극락인도의 3대 신앙으로 자리잡고 있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김생호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