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땐 병원으로, 마음이 아플 땐 방석 위로

『마음이 아플 땐 불교심리학』

2020-05-20     이상근

잭 콘필드 지음 | 이재석 옮김 |  608쪽(양장) | 30,000원

 

꽤 오래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여직원이 집안일과 육아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출근을 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그만 팬티스타킹에 구멍이 났습니다. 화가 난 그녀는 주위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에겐 새로운 삶이 필요해!”
그때 근처에 있던 여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저 새 팬티스타킹이 필요할 뿐이에요.”

불교 경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흔히 ‘두 번째 화살의 비유’라고 불리는 이야기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은 감각기관으로 어떤 대상을 접촉하면, 괴롭고, 즐겁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런 뒤 이들은 곧 근심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원망한다. 이는 느낌에 집착하고 얽매이기 때문이니,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첫 번째 화살을 맞은 뒤, 다시 두 번째 화살을 맞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나 지혜로운 성자는 대상을 접촉하더라도, 몸의 느낌만 생길 뿐, 생각의 느낌은 생기지 않는다. 이는 즐겁거나, 괴롭거나,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거나 하는 느낌에,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니,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첫 번째 화살을 맞았으나,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 『잡아함』 17권 470경

고통은 아픔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아플 땐 불교심리학』에서는 우선 아픔(Pain)과 고통(Suffering)을 잘 구분하라고 말합니다.
아픔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습니다. 발가락에 작은 티눈이 생길 수도 있고 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응급치료는 하거나 주저 없이 병원에 가면 됩니다.
하지만 고통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픔이 고통으로 승화하지 않도록 지켜보고 없애버리면 됩니다. 불가피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 화살이 되어 수치심, 우울, 불안, 슬픔으로 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럴 땐 병원보다는 방석 위가 더 효과적입니다. 차분하게 호흡하세요.

이 책에는 이렇게 ‘고통’을 치유하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불교심리학’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았지만 유식이나 아비담마 등 어려운 이야기는 없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듯 그냥 이야기의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저자가 서양 심리학과 불교 수행을 오랫동안 같이 병행해 온지라 서양 심리학과 불교심리학에 대한 비교가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역시 ‘난해한 분석’은 없습니다. 대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제 그가 만났던, 그리고 치료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만났다 – 치료했다’ 사이에 수많은 난관과 그것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 실려 있습니다. 일일이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00명 정도의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 수많은 이야기 사이에는 분명이 나나 우리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마음이 아프거나 혹은 주위에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다면 꼭 일독해보시길 권합니다.

 

  • '초보'에게 권하는 잭 콘필드의 명상 지침서

 

처음 만나는 명상 레슨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15분 명상(명상 음원 포함)
추선희 옮김 | 156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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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에 대한 여러 가지 선입견을 타파하는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이면서 명상 지도자인 잭 콘필드가 일상생활을 그대로 하면서도 손쉽고 간단하게 명상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방법들은 모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위빠사나 명상, 즉 통찰 명상에 속한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 (명상 음원 포함)
정준영 옮김 | 192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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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실직, 질병, 다툼 등 살면서 겪는 시련의 순간에 당신에게 힘과 지혜가 되어줄 8가지 명상을 소개한다. 저자의 오랜 명상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이 명상들은 힘든 순간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