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통신-반짝반짝

2020-04-29     최호승

●    똑똑. 5월의 어느 날, 집 앞에 작은 봉투가 도착합니다. 고지서이겠거니 하며 문을 열고 봉투를 집어 든 당신은 못내 궁금합니다. 발신자도 없이 수신자는 당신. 조심스럽게 봉투를 개봉하니 정성스러운 글씨로 짧은 문장 몇 개 적혀있습니다. 

●    “이 순간, 그대를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그대 내면의 그곳, 우주 전체가 자리한 그곳을 경배합니다. 사랑과 빛, 진실과 평화가 깃든 그곳을 경배합니다.” 

●    당신을 찾아온 건 네팔의 한 기도문입니다. 오롯이 한 사람만을 생각하는 특별한 기도에 당신은 멋쩍을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일상에 치이고 있었다면, 늘 삶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느꼈던 당신이라면? 이 기도문을 천천히 마음으로 읽었다면 이날은 5월의 ‘어느 날’이 아니라 ‘어느 멋진 날’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뒀던 특별한 술, 선물 등을 사용하는 순간이 특별해지는 것처럼. 

●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은 유난히도 기념일 많습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유권자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적어도 1년 365일 중 단 하루라도 그들을 한 번 더 생각하자는 취지에서 지정된 기념일입니다. 우리 사이에 있는 그들이 아니면 너와 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올해 5월은 부처님오신날이 있어 조금 더 특별합니다. 자신의 삶에 끌려다니지 말고 주인공으로서 당당하게 살라는 부처님 가르침도 떠오릅니다.

●    지구가 생긴 이래 똑같은 날씨는 단 하루도 없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일상은 ‘반복’이 아니라 ‘변화’라는 사실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닐지요. 날마다 반복된다고 여기는 일이 전무후무하고 유일무이한 사건일지 모릅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아주 특별한 사건도 있습니다. 인생이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라면 만년 조연에서 주연 자리를 꿰차는 순간입니다. ‘One Of Them’이 아니라 ‘The One’으로 말이죠. 부모 품을 떠나 자기 스스로 홀로서기를 했거나, 직장에 사표를 썼거나 아니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의 부모가 되었나요? 세월 흘러 직장을 관두고 오직 자신만의 결정으로 인생 제2막을 열었나요?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일어서서 타인을 위한 삶을 서원했나요? 그렇다면 당신이 주연입니다. 

●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 오아시스를 감추고 있어서입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라는 오아시스를 발견하러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지친 나그네에게 길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찾아 떠나는 당신의 위대한 여정에 월간 「불광」이 동행하겠습니다. 여섯 편의 이야기에 주인공으로 사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시대의 멘토들에게 길을 물었고,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받은 사경장을 만났습니다. 

●    나태주 시인은 자세히 봐야 사랑하고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수없이 많은 별 가운데 하나가 당신을 봅니다. 지구상에 수없이 많은 사람 가운데 당신 혼자 그 별을 바라봅니다. 별과 당신은 특별한 순간을 공유합니다. 월간 「불광」과 함께 여러분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주인공이 되길 바랍니다. 

 

글. 최호승(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