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불교는 지금] 미얀마 불교 도시 바간,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 외

2019-07-24     허진

1. 미얀마
미얀마 불교 도시 바간,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

지난 7월 6일 유네스코는 미얀마의 고대 도시 바간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Baku, Republic of Azerbaijan)에서 진행된 43번째 세계 유산 위원회(WHC, World Heritage Committee)에서 대한민국의 서원, 독일의 아우크스부르크의 수질 관리 시스템 등 27개의 세계문화유산과 2개의 세계자연유산을 포함한 29개의 신규 세계유산 목록을 등재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간에는 11세기와 13세기 사이에 세워진 3,500개가 넘는 탑들과 사원, 기타 구조물들이 포함되어 있다.
미얀마 정부는 이번 결정이 미얀마의 관광 사업에 큰 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간은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나, 당시 유적의 복원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 지명이 철회되었다. 또 2016년에는 리히터 규모 6.8의 지진이 바간의 여러 사원에 영향을 주어 약 200여 개의 사원과 탑들이 손상되기도 했다. 이후 미얀마 정부는 2011년부터 바간 지역의 복원을 위해 노력했으며, 마침내 2019년 7월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 바쿠 회의에서 미얀마를 대표한 외교관 카야 제야(Kyaw Zeya)는 “바간은 천 년 이상 많은 고난을 이기며 버텨낸 세계적 유산입니다. 오늘 우리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바간이 등재된 것에 큰 기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바간의 보전과 관리에 힘써서 이 유산이 향후 천 년 이상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2. 룩셈부르크
틱낫한 스님, 룩셈부르크 세계평화상 수상

전 세계인의 영적 스승이자 불교 선 수행자인 틱낫한 스님이 올해의 룩셈부르크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상은 지난 2005년 설립된 솅겐재단(Schengen Peace Foundation)이 토론, 출판, 온라인 플랫폼, 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관용, 이해의 정신을 증진시켜 온 이들을 위해 제정한 것으로, 6월 21일 룩셈부르크에서 12개 부문(평화 교육, 평화 운동가, 평화 조직, 공공 평화 노력, 평화 지원, 평화 기술, 청소년 평화 운동가, 평화 과정, 평화 저널리즘, 환경 평화, 평화를 위한 예술, 내적
평화)에 걸쳐 2019년도 수상자를 발표했다. 솅겐재단 위원회는 올해의 평화상 수상자를 소개하며 틱낫한 스님에 대해 “선 수행자 틱낫한 스님은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자 시인이며 평화 운동가입니다. 그간 스님은 사려 깊은 행동과 가르침, 또 글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세상에 전해왔습니다. 이는 한 개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라며 찬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시상식에는 건강상의 문제로 참석이 불가능한 틱낫한 스님을 대신해 제자 두 명이 참석해 대리 수상했다. 올해로 93세를 맞은 틱낫한 스님은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자 지난해 고향인 베트남으로 영구 귀국해 요양 중이다. 그동안 스님은 전 세계를 돌며 책과 법문 등을 통해 평화의
가르침을 펼쳐 왔으며, 그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3. 영국
영국박물관, 아프가니스탄 불교문화재 반환

영국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불교 문화재의 일부가 원래 자리인 아프가니스탄으로 반환된다. 이 유물들은 불상의 머리 조각 9개로 4세기경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조각들은 탈레반에 의해 약탈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2002년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나무 상자에 들어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이후 오랜 기간 세관에 억류되어 있다가 2018년 영국박물관으로 보내져 분석되고 보존되었다.
영국박물관 측은 7월 8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발생한 공산품의 불법 약탈과 관련한 반환에 대해 발표를 하면서 해당 머리 조각들에 대해 설명했다.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세인트 존 심슨(St. John Simpson)은 “이 조각들은 1,500년 전 고대 간다라 왕국에서 비롯되었으며 아마도 불교 수도원의 벽을 장식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001년 초 탈레반이 가장 강했던 시기에 약탈당한 것으로 보이는 이 조각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지역의 불교 전성기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영국박물관은 이날 이라크에서 약탈당한 다른 유물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2011년 영국으로 들어온 154개의 메소포타미아어 문자가 적힌 점토판으로, 영국박물관에서 연구가 끝나는 대로 이라크로 반환할 계획임을 밝혔다. 런던은 오랫동안 고대 유물들을 몰래 거래하는 암시장의 중심지였지만, 영국박물관을 중심으로 약탈당한 유물들이 올바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반환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1895년 영국군이 약탈해간 것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의
베냉청동(Benin Bronzes)을 반환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4. 인도
게쉐마 학위 받은 두 비구니 스님, 승가 교육 기관 교사로 임용

인도의 돌마 링(Dolma Ling Nunnery) 비구니 승가와 교육 기관에 두 비구니 스님이 교사로 임명되었다.
지난 2005년 설립된 돌마 링 승가는 그간 남성 교사만을 두었는데, 이번에 최초로 게쉐마(티베트
불교 여성 수행자들의 최고 학위) 자격을 갖춘 여성 교사를 채용함으로써 티베트 불교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교사로 임용된 두 주인공은 텐진 쿤젤(Tenzin Kunsel) 스님과 델렉
왕모(Delek Wangmo) 스님이다. 전통적으로 티베트 불교에서는 비구니 스님들에 대한 교육과 처우가 비구 스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부터 달라이 라마 스님의 주도 아래 비구니스님들에 대한 교육 활성화와 처우 개선이 이뤄져왔으며, 대표적인 곳이 바로 돌마 링 승가와
그곳의 교육 기관이다. 다람살라 외곽에 있는 돌마 링 승가에서는 현재 불교 철학과 아비담마
논쟁, 만다라 등에 관해 총 17년 과정으로 폭넓은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 250여 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고 있다.

 

5. 태국
태국의 한 사찰, 페트병을 재활용해서 승복 제작

태국의 한 사찰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해 승복을 제작, 보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방콕의
방카차오(Bang Kachao) 섬에 있는 왓작다엥(WatJak Daeng) 사원에 있는 스님들은 플라스틱병을
수거, 분류해서 승복을 만들고 있다. 왓작다엥 사원의 티파콘(Thipakorn) 스님은 인터뷰를 통해
“이 승복은 다른 일반 승복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승복을 만드는 것은 전통 방식과 유사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약
200벌의 승복을 만들었습니다.”라며 자원 재활용과 승복 제작을 통해 사원에 활기가 찬다고 전했다.
페트병을 재활용해 승복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태국 대기업들의 재정적 지원과 태국 왕립 궁전의 후원으로 올해부터 시작되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왓작다엥 사원 주변은 청청한 초목으로 둘러싸일
수 있었다. 스님들과 사원 구성원들은 사용 가능한 페트병을 분류하고 다시 그 병들을 공장으로 보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섬유로 재생산하고 있다. 한 벌의 승복은 약 35%가 재활용 재료로 구성되며
그 양은 페트병 약 30병 정도의 분량이라고 한다. 한편 왓작다엥 사원에서는 페트병을 활용한 승복 제작뿐만 아니라 병뚜껑과 라벨을 재사용해서 의자와 기타 제품들을 만들기도 하는 등 플라스틱의 과도한 소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6. 호주
학생 대상 마음챙김 프로그램 지원

최근 호주 교육계에서 마음챙김을 국가 공식 교육 과정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퀸즈랜드 교육부는 4세-17세 사이 7명 중 한 명이 매년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미션 오스트레일리아 블랙 도그 연구소(Mission Australia and the Black Dog Institute)의 조사에 따르면 4명 중 한 명은 심각한 수준의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주 연방 정부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과 자살 예방을 위한 마음챙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250만 달러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으며, 자체적으로 명상 수업을 진행하던 일선 학교와 교사들 역시 그
필요성을 공감했다. 브리즈번(Brisbane) 베이사이드에 있는 브라이튼 주립 학교(Brighton State School)에 근무하는 교사 케이스 워렌(Kath Warren)과 마일리(Mailey)는 명상이 아이들의 생활에 큰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며, 많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명상을 가르쳐야 한다고 밝혔다. 두 교사는 매일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다루고 집중력과 행동력을 개선하도록 돕기 위해 명상 교육을 시행한다며, 이것이 아이들의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와 교사들은 마음챙김 교육이 정규화됨으로써 교실 내에서의 괴롭힘이나 아이들의 파괴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