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통신] 접근하다

2019-07-01     양민호

● (1) 가까이 다가감. (2)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접근(接近)’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월간 「불광」 7월호를 만들면서 유독 이 말이 자주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독자들 곁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보다 독자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잡지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혹은 걱정)은 늘 화두처럼 따라다니지만, 특별히 이번 달에 그에 대한 생각이 길고 깊었던 까닭입니다. 이유는, 7월호를 기점으로 월간 「불광」이 또 한 번 변화를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특집의 방향성이 사뭇 달라지고, 새로운 코너도 선보입니다. 디자인도 달라집니다. 보다 ‘독자’와 ‘독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전보다 더 쉽고 편하게 독자들이 잡지를 보고, 그 안에서 삶의 단초를 얻어가길 바라며 작지만 큰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 먼저 ‘How to do something’이란 콘셉트로 연간 특집 기획을 세웠습니다. 어떻게 먹고, 자고, 일하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사랑하고, 늙어갈 것인가 등을 주제로 매월 지면을 꾸려나갈 예정입니다.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우리 삶에 가장 소중한 행위와 가치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쉽게 말해 잘사는 법입니다. 혹시 오해하는 분이 계실까 봐 미리 말씀드리면, 여기서 말하는 잘사는 법이란 돈 잘버는 법이나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비결이 아닙니다. 이른바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마음, 정신,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그 첫 출발로, 7월호에서는 ‘명상’을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전에도 몇 번 명상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정작 명상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초심자의 눈높이에서 설명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일상에서 혼자서도 쉽게 명상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더불어 그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명상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세부 코너에서는 ‘포토에세이-하루 여행’과 ‘붓다의 신화’가 새롭게 선보입니다. ‘포토에세이-하루 여행’은 말 그대로 하루 동안 특정 지역을 여행한 기록을 담습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잠깐의 틈을 내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와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멋진 사진과 글에 담아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붓다의 신화’는 20년간 시인으로 활동하다 2010년 출가한 동명 스님(속명 차창룡)이 부처님 신화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찾아 전하는 코너입니다. 보통 신화라고 하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그 속에 알게 모르게 보석 같은 가르침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명 스님 글은 부처님 신화 속에 비유적으로 담긴 삶의 소중한 고갱이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이는 장차 역사적 인물로서 ‘인간 붓다’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내용적인 면 외에도, 잡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디자인 역시 다채로운 레이아웃과 색상 활용으로 잡지에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 이렇게 월간 「불광」 7월호가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얼마나 완성도 높고 짬진 잡지를 만들었는지는 오직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겨둘 일입니다. 다만 한 걸음 더 독자들의 삶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을, 지난 한 달간 땀 흘려 일하며 이 한 권의 잡지에 담아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 노력이 배신하지 않았다면 전보다 조금은 더 여러분 곁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요. 앞으로도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서는 월간 「불광」이 되겠습니다. 그저 가까이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소통하며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접근’하는 월간 「불광」이 될 것을 약속합니다. 이번 한 달도 월간 「불광」과 함께 독자 여러분의 삶이 한층 더 깊고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글_ 양민호(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