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명법문] 부처님 법 안에 모든 해답이 있다

능인선원 지광 스님 법문

2019-07-01     양민호

제행무상(諸行無常). 무상은 변화이고 변화는 곧 인생입니다. 변화는 수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문제는 두 가지 특성을 내포합니다. 진급이냐 낙방이냐. 끊임없는 전진을 위해서는 문제를 잘 풀어야 하고 항상 문제 풀이를 위한 준비 속에 사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결국 인생은 수험생의 삶과 같습니다. 인생은 영혼의 학교이기에 문제 풀이 능력을 기르는 것이 인생의 중대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생은 결국 문제의 연속이고 우리는 주어진 시간 내 그 문제들을 제대로 풀어야 하지요. 부처님께서 유언처럼 남기신 가르침 역시 중생인 수험생을 위한 가르침인 것입니다. “게으르지 말라. 부지런히 정진하라. 법을 등불로 삼고 네 자신을 등불로 삼고 나아가라.”

부처님 법 안에 모든 문제의 해답이 있기에 부처님 법은 영원한 공부의 대상입니다. 내 마음 가운데 계신 부처님께 끊임없이 물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을 등불로 삼아야 하고 끊임없이 닥쳐오는 문제를 풀며 우리는 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잘 풀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야만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부단히 연마하고 부처님을 항상 만나다 보면 그곳에 무량한 가피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에고(Ego)의 극복이요, 무아(無我)의 길입니다. 에고가 사라질수록 문제는 잘 풀립니다. 즉, 나를 버릴수록 문제의 해결책은 더 잘 보인다는 겁니다.

공(空)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무아를 강조하는 이유 역시 성공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입니다. 나를 비운 사람, 겸허한 사람만이 진리에 도달할 수 있기에 겸허한 마음으로, 텅 빈 마음으로 문제를 풀라는 것입니다. 욕망이 눈을 가리면 문제의 해결책은 요원해지게 됩니다. 진리에 도달하려면 욕망의 통제가 절실하고, 안락한 생활만을 쫓다 보면 당연히 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게 마련입니다. 문제의 해답은 진리이기에 불순한 마음, 지저분한 욕망, 추잡한 망상이 가득한 상황에서 진실을 추구하고 이를 갈망하는 마음이 생길 까닭이 없습니다.

해답은 항상 자기 정화로부터 오고 그곳에 부처님의 가피가 있습니다. 진리는 실행되기 위한 것이며 그 길은 자기 정화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기 정화의 길은 진리의 실천이며 문제의 올바른 해답과 맞닿아 있습니다. 영원의 길은 진리로 포장되어 있으며 참된 문제의 해답을 위해서는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에 헌신하고, 진리에 봉사하며, 진리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불생불멸의 사상과 인물은 진리의 토양 위에 뿌리를 박았기 때문에 문제 풀이의 대가였으며, 인류의 거목으로 자랐습니다. 부처님의 가피는 그와 함께 했습니다.

살다 보면 스스로 옳지 않은 경우를 놀라울 정도로 많이 발견하지요. 항상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비판에 노출됨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위대한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과감합니다. 그들은 자기를 던지는 데 용감했습니다. 그들은 또 “참기 어려웠지만 참았노라. 견디기 어려웠지만 견디었노라.”고 외칩니다. 그들은 비움과 던짐의 미학 속에 살았기에 문제 해결의 명수였지요.

부처님은 그 같은 체험을 팔만법장으로 남겼습니다. 팔만법장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정수이지요. 팔만법장 안에서 우리는 진리와 하나가 될 것이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에고를 버려라. 평범해져라. 그러면 그대는 비범해질 것이다. 영원한 가피의 화신은 곧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가운데 이루어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눈을 뜨면 이 세상을 만납니다. 세월도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두 이 세월과 세상 속에 들어 있지요. 이 세상과 세월을 부처님 모시듯 살아보세요. 그러면 항상 부처님과 함께 살게 될 것입니다. 물론 자신과 부처님을 분리해 놓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무명중생이라 부르셨으니까요. 그러나 그들의 마음 가운데도 부처님은 계십니다. 왕을 모실 때 정성을 다하면 왕이 얼마나 예뻐하실까요. 부처님을 지성을 다해 모시고 공양을 정성껏 올린다면 부처님 또한 얼마나 예뻐하시겠습니까. 아마도 그 같은 부처님 마음 가운데 펼쳐지는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가피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많은 신도들에게 “이 세상과 세월을 부처님 모시듯 살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해보면 알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가 잘나서 잘되는 게 아니고 남이 나를 선택해줘야 잘되고, 내가 재주가 많아 돈을 잘 버는 게 아니라 남이 내 물건을 사줘야 돈을 잘 버는 법이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무장해 최고의 인격을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서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세상에는 사악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혹자는 그들을 어떻게 부처로 섬기겠는가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나의 업장을 녹여주고 나를 질타하는 부처님의 특사라고 생각하세요. 세상 모두를, 그리고 순간순간을 부처님 섬기듯 살면 가피가 무궁하리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결국 세상을 섬기고 세월을 섬기는 일이 자기를 섬기는 일이 될 테니까요. 남을 해롭게 하면 자신에게도 해롭다 하는데, 세상을 부처님처럼 섬기는데 잘 안 될 리가 있겠습니까. 화엄에서도 ‘중생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중생을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을 부처님으로 섬기는 마음, 세월과 시간을 부처님처럼 섬기는 마음이야말로 진정으로 부처님의 가피를 몸과 마음 가득히 머금는 마음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나에게 모나게 대할지라도 세상을, 세월을 부처님 섬기듯 하는 만큼 가피는 돌아오리라고 믿습니다.


법문_ 지광 스님
능인선원 선원장. 1984년 능인선원 개원 이후 능인종합사회복지관, 능인불교선양원, 한국불교대학원 등을 설립했다. 동국대학교 겸임교수와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하고 2005년 송광사 보성 스님으로부터 율맥을 전수받았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곳곳에서 법회와 강연을 진행하며 부처님 말씀을 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