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배문의 피안감성]통도사 금강계단

번뇌를 물리칠 금강 같은 계(戒) 받아 지니리

2019-04-25     최배문

아름다운 연못이 있었다던 자리에
부처님 사리 모신 단(壇)이 들었다.

일체 고통 물리치는 보배로운 가르침
그 말씀 금강처럼 굳게 지키고 섰다.

삼학(三學)의 처음이 계(戒)인 것은
이로써 반야의 터를 세우란 뜻이리니.

못보다 깊고 맑은 원천으로부터
진리의 계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오래전 못물은 흔적조차 없어도
가없는 뜻은 마르고 그칠 날이 없다.

 

사리의 여덟 가지 신령스러움

첫째, 사부대중이 사리를 
예배하고 공양할 때 다섯 가지 법신(法身)의 향기가 드높아 내원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향기를 맡고 감탄하는 일이다.

둘째, 인연의 유무를 따라 사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순금색이거나 순옥색이며 절반은 금이며 절반은 옥이며 또 크고 작음과 숨고 나타남이 같지 아니한 것이다.

셋째, 사람들이 예배할 때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기도 하며 우천(雨天)이 홀연히 개기도 하며 폭풍이 비를 내려 수목을 쓰러뜨리기도 하여 그 길흉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넷째, 사람들이 예배하기 위해 들어올 때면 계단 석종(石鍾) 위에서 오색광명(五色光明)이 크게 천지를 비춰 훤히 산과 골짜기를 밝히는 것이다.

다섯째, 사람들이 예배하여 향과 초를 태워 여러 가지로 공양하고 부지런히 정진하면 계단(戒壇)의 반상에 변신사리(變身舍利)가 모래알처럼 무수히 나타나는 것이다.

여섯째, 사리를 예배하려는 사람이 몸과 마음이 부정하여 하심하지 못하고 원문(院門)을 소란스럽게 하면 비위를 상하게 하는 고약한 냄새가 나서 그 사람이 곧 광란(狂亂)하여 땅에 쓰러져 귀신의 말을 지껄이다가 결국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일곱째, 금강계단 석종 부도의 여의주석 반석 아래 움푹 파인 곳에 물이 가득 차 있고 그 가운데 한 쌍의 푸른 달팽이가 매양 붙어 있는데 죽지 아니하여 항상 붙어 있으면서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는 것이다.

여덟째, 금강계단 위로는 모든 날짐승이 날아가지 아니하고 또 그 위에 오줌과 똥을 누지 않는 것이다.

*『통도사 사적기(通度寺 事蹟記)』 「사리영이편(舍利靈異篇)」 발췌·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