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정만들기] 늘 기쁜 마음 감사한 마음

2007-09-15     관리자
두송종합사회복지관에서 노후에 잔병으로 교생하는 할머니들을 위해 무료진료로 의술을 베푸고 있는 이철세 세양병원 원장님

부산 다대포의 파란 바다가 가까이 내려다 보이고, 산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아파트가 주위에 밀집해 있는 사하구 다대4지구 영구임대아파트 113동앞에 위치하고 있는 두송종합사회복지관(관장 지현 스님)은 사회복지법인 불국토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복지사업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실천해 옮기기 위해 지난 8월 개관한 두송복지관에서는 노후에 갖은 잔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할아버니, 할머니들을 위해 매주 양의·한의·치과의사 선생님들이 교대로 무료진료활동을 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런 이곳에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이철세(56세, 세양병원 원장) 선생님은 약사인 부인과 함께 병원의 직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의료기구와 약품들을 가지고 와서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다.

"할머니는 어디가 불편하십니꺼? 약을 지어 드릴테니 식사하고 잡수이소. 병원에서 물리치료사가 왔으니 꼭 받고 가시고예".

복지관 안의 진료실로 들어서자 이철세 원장님은 진찰 중이었다. 문 안에는 대여섯 분의 할머니들이 순번을 조용하게 기다리고 앉아 있었고, 같은 병원에서 나온 간호사 두 분이 분주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할머님들께 인사를 나누며 약을 조제하는데 열중이었다.

진료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방금 진료를 받고 나오는 강마리(70세), 황두선(73세) 할머니는 "고맙습니더, 수고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가입시더." 라며 문으로 나서며 고마움을 전한다.
"밤에 아파서 잠을 못자는기라예 여기 오면서 많이 좋아졌지예. 누가 이리 우리한테 잘해 줄겁니꺼. 참 너무 고맙지예!"

세양병원에서 나온 간호사 님들이 약을 조제하고 혈압을재는 모습

진찰을 받으시며 우시던 고진숙(60세) 할머니는 집에 영감님도 몸이 안좋아 둘만 있는데, 돌봐주는 사람도 없고 치료를 받을 돈도 없어서 매주 이곳에 온다고 한다. 할머니들의 사정이야기를 듣자 가슴이 괜시리 찡해왔다.

"다른 복지관에서 다들 부러워해요. 여기처럼 의사선생님의 무료진료 후에 물리치료까지 해주며 또한 이렇게 자원봉사자가 많이 나오는 곳이 별로 없거든예". 간호사는 힘들어도 보람과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물리치료실은 복지관과 조금 떨어진 두송경로당에 임시로 마련해 놓았는데, 여기에 토요일마다 해동여고 여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나온다.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큰방에서 할머니들을 손으로 주무르고 안마도 해드리며 도란도란 얘기를 하는 모습이 무척 정답게 다가왔다.

"한번 해 가지고는 효과가 없지요. 제가 날마다 못해 드려 죄송합니다. 그런 분이 많으세요."

세양병원의 물리치료실 김성렬 실장은 복지관에도 전문 물리치료사가 있어서 계속적으로 치료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과 바람을 들려준다. 얼추 시간이 된 것 같아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오자 진료가 끝난 이철세 원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3월에 세양병원을 개원하였지요. 얼마 되지 않았는데 평소 가깝게 지내던 '최 내과의원'의 최도석 씨가 두송복지관이 문을 열었는데 무료진료를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병원을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쁘고 힘든 시기였지만 이철세 원장은 최도석 씨와 번갈아 가며 돕기로 하였다. 그런데 막상 복지관에 와보니 의료기구도 하나 없고, 약도 없고, 인원이 부족하여 무척 고생하였다. 그래서 하루는 병원에 가서 간호과장·물리치교실 실장에게 사정을 이야기를 하였다. 그랬더니 모두들 흔쾌히 돕겠다고 했다.

이철세 원장님은 의사의 본분을 다하여 어려운 환자들을 도와주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교대로 나오고 있고, 필요한 물리치료기구를 직원들이 가지고 나와 돕고 있다. 가끔 진료를 하다가 검사를 해야 될 경우에는 직접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검사를 해드리고 있다고 한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이철세 원장은 부인 하양지(52세, 약사)씨 사이에 1남 2녀를 두었다. 아들 동현(26세)군은 대학 졸업후 한국렌탈에 근무하고 있고, 경희대 의과 졸업반인 큰딸 은영(25세)양과 부산대 가정학과 재학중인 작은 딸 경아(22세)양이 있다.

어렸을 적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본 적은 있지만 불교를 본격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 불자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하는 이철세 원장. 하지만 가끔 부인이 절에 가면 함께 갈 경우가 있는데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불교를 알고 나서 조그마한 것에도 감사하고 고맙게 느끼면 살고 있습니다. 하루생활을 매일 반성하면서 현재를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부산의 공덕원에 자주 나간다는 부인 하양지(52세, 약사) 씨는 두송복지원에 남편과 같이 동행하여 약을 지어주며 무료진료에 나름대로 일조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불교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동안 불경과 불서를 많이 읽으며 나름대로 불교를 알려고 노력하였다. 특히 대행 스님의 법문이 담긴 한마음 요전과 테이프를 듣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제가 의사가 된 동기는 어릴 때 모친이 편찮아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았고, 중학교 때는 아버님의 병환으로 병원에서 학교를 다니며 병간호를 해드렸습니다. 그때 나는 커서 의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옛날 부모님 일이 잊혀지지 않아 병들고 불편한 노인들을 보면 잘해드리고 싶다는 이철세 원장은 앞으로 세양병원을 어려운 환자를 도와주는 병원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저는 직원들에게 병원의 경리·재정을 전부 다 공개했어요. 이 병원은 내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 것이다. 그래서 제가 관리를 하기보다는 각 부서의 책임자들에게 알아서 운영하라고 합니다." 이런 원장님의 원영방침 때문일까. 세양병원의 주사실에 근무하고 있는 수간호사는 "원장님은 우리가 스스로 알아서 일하게 해주세요. 직장 분위기가 내 집 같은 기분이 들어 아무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어 좋아예."라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물리치료실의 실장인 김성렬 씨는 "항상 친절과 절약을 강조하십니다. 병원재정을 공개하면서 이윤이 생기면 직원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씀하셨지요. 어떨 땐 아버님 같고 형님 같은 생각이 들어 마음 속으로 존경하고 있지요."

매월 둘째 토요일이면 약사인 부인 하양자 씨와 함께 두송사회복지관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하고 있다

토요일 병원근무가 끝나면 또 복지관에 와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하면서 또 한편으로 고마운 생각이 든다는 이철세 원장은, "토요일에 다른 곳에 가서 노는 것보다 여기에서 반나절 이라도 이렇게 봉사하고 나면 기분도 좋고 마음도 편할 겁니다. 저도 그러니까요."하면 남을 돕는다는 것은 참으로 기분좋은 일이라고 덧붙인다. "가까이 인연닿은 분들부터 도울 수 있는 만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펴보면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우리들 주위에는 참으로 많아요." 부인 하양지 씨도 한마디 거든다.
의사가 되었으면 의사의 본분을 다 하여야 한다는 이철세 원장, 자녀들에게 무엇이든 강요하지 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자식들이 하고 싶은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부인 하양지 씨. 세양병원의 이름을 '世'와 '良'의 두 사람의 이름 한자에서 따와 지었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 보탬이 되고 밝은 빛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정귀혜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