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명법문] 마음도 근력이 필요하다

고양시 길상사 보산스님이 권하는 행복한 삶의 기본

2018-12-24     보산 스님
사진=최배문

최근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 이 많습니다. 그런 가운데 정부에서는 주 52시간 이상 노동을 할 수 없도록 결정했습니다. 노동시 간이 줄어들면서 소득이 감소하고 소비가 줄어들 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어드는 연쇄적 인 반응으로 모두 힘들어하고 있어요. 대도시의 주요 상권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고 창 업하면 망한다는 위기의식이 우리 사회를 더욱 우 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힘도 필요하지만 정신적인 힘이 더욱 필요로 합니 다. 옛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 면 산다”라는 속담을 우리는 수없이 들어왔습니 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은 마음가짐을 말합니다.

붓다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셨을까요? “마음의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오력五力을 닦아 나가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의 힘이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가 있습니다.

훌륭한 스님이 되기 위해서는 수행력이 있어 야 거센 물살을 이기고 열반에 도달할 수 있고, 좋 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로서 힘이 있어야 자녀들에게 존중감과 대접을 받을 수 있고, 자녀 역시 능력 있는 부모의 돌봄을 받아야 올바로 성 장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훌륭한 기업인이 되는 길도 마찬가지로 지도 자로서 물질적 능력과 정신적 자질을 함께 갖추어 야 훌륭한 기업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요즈음 기업 인들의 갑질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나큰 이슈로 대 두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잘못된 기업주의 행태로 기업이 한순간에 날아갈 수도 있을 정도로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유형무형의 많은 손실을 감내해야 하죠.

사찰 역시 스님들의 역량에 따라 사세가 번성 하기도 하고 몰락하기도 하는 것은 세상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역량이며 힘입니다. 붓다께서는 다섯 가지 힘(五力)을 길 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력은 오신력五信力이라고도 합니다. 이것도 성도 聖道를 발생하게 하는 신력, 정진력, 염력, 정력, 혜 력을 말합니다. 이 오력은 앞의 오근五根에서 나타 난 힘이며 작용입니다.

1. 신력信力은 여래에 대해 청정한 믿음(淨信)을 갖고 물러나지 아니함입니다. 『화엄경』에는 “신위 도원공덕모信爲道元功德母, 장양일체제선법長養一切諸 善法” “믿음은 도의 으뜸이며 공덕의 어머니, 일체의 선법을 길러낸다”고 나와 있어요. 수행자나 세상을 살아가는 불자들에게 가장 기본이 믿음입니다.

저열반의언덕에이를수있다는굳건한믿 음이 필요하며 열심히 바라밀행을 실천하면 반드 시 큰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합 니다. 믿음이 없는 종교는 있을 수가 없는 것이죠.

2. 정진력精進力은 선을 짓고 악을 이기기 위해 부지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정진 력입니다.

세찬 물줄기를 거슬러 힘차게 목적지를 향해 가듯,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정진이며 그 힘이 정 진력입니다. 아무리 멋지고 잘생긴 사람도 좋은 방향으로 갈려는 노력이 없는 사람은 그야말로 모 습만 그럴싸하나 속이나 기운은 형편없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심지어 승복을 입고 사기를 치는 경 우도 많고 법복을 걸치고 폭행이나 행패를 부리는

경우를 가끔 보면서 느끼는 것은 정진력이 있지 않으면 그런 업력으로부터 벗어나갈 기약은 요원 하다는 것이에요. 정진력은 우리를 나쁜 업력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입니다. 이런 원동력이 없는 사람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무기 력한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정진력은 노력할 수록 높아집니다. 참선이나 염불기도, 사경 그리 고 절 수행 등은 하면 할수록 정진력이 늘어나죠.

처음하는분들은참선수행도무척힘들수 있습니다. 몸이 말을 듣지를 않아서 온몸이 뒤틀 리고 팔다리가 쑤시고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지만 참고 정진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경안이나 기쁨 이 찾아옵니다. 그것을 맛본 수행자는 자꾸 앉을 생각이 생겨나고 앉다 보면 정진력이 발생하여 고 통도 사라지고 번뇌도 사라지고 삼매가 찾아옵니 다. 염불이나 주력 수행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힘들고 어려워도 일념으로 하다 보 면 번뇌가 사라지고 어느 순간 염불 삼매에 빠져 서 오직 염불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 습니다. 이러한 수행은 자신을 선하고 올바른 길 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며 매사에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줍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큰 단체나 큰 불사를 이루는 많은 스님이나 불자들은 거의 이러한 수행력이 충 만함을 봅니다. 단지 운명으로 오는 복력으로 이 룬 것은 그 복이 다하면 무너져요. 그러나 정진력 이나 수행력으로 이룬 것들은 오래오래 그 가치가 남습니다. 최근에 어떤 수행자를 만난 일이 있는 데 젊은 시절 그는 대단한 복력과 능력으로 큰일 을 했지만 수행력이나 정진력이 부족하여 지금은 건강도 잃고 주변 사람도 다 잃고 외롭게 생활하 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줄을 알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더욱 정진 력을 증장해야 합니다. 붓다께서도 깨달음을 얻으 시고 일상생활에서 자애관을 하셨다는, 늘 정진을 놓지 않았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3. 염력念力은 사상思想을 바로 갖고 나쁜 생각 을 버리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생각을 갖고 산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하나 때 문에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잘못된 행동으로 인하여 가정이나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를 왕왕 보고 듣습니다.

특히 요즈음처럼 발전한 개인 미디어 시대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 사생활이 거 의 여과 없이 노출되고 그것 때문에 심한 구설이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를 많이 봐요. 바른 생각을 일으키고 그런 생각들이 늘 마음속에 충만 하도록 정진한다면 개인이나 집단 그리고 그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향기롭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향을 피우는 것은 잡내를 제거하기 위 함이듯, 염력을 키우는 것은 잡된 번뇌망상을 제 거하기 위함이죠. 순수하여 잡됨이 없는 마음의 경지가 염력의 완성의 경지로 볼 수 있습니다.

4. 정력定力은 선정禪定을 닦아 어지러운 생각 을 없게 하는 것입니다. 선정력은 삼매를 닦는 것 을 의미해요. 일상에서도 삼매는 필요하죠. 어느 기업의 오너는 회사에 큰 문제가 발생하면 혼자 서 큰 산을 찾아 며칠씩 산행을 하며 주변 간섭으 로부터 오로지 자신 내면만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그렇게 산길을 걷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것을 현장에 실천으로 옮겨서 큰 성공을 이뤘다 는 경험담을 들으면 벌써 수행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에도 수행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결 정을 내려야 할 때 즉흥적인 결정보다는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오는 붓다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5. 혜력慧力은 지혜를 닦아 불교의 진리인 사 성제四聖諦를 깨닫는 것입니다. 궁극적인 문제에 도달했을때“그답은어디에있을까”그궁극의 해답을 찾는 공부가 지혜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지혜력이 없으면 미혹에 꺼둘립니다. 그것을 끊어 내는 것은 지혜력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이죠. 번 뇌가 치성할 때 그것을 정리하는 것은 바로 지혜 력입니다. 이런 지혜력이 우리의 일상을 정리한다 면 우리의 삶은 편안할 것입니다. 지혜력을 키우 기 위해서는 사성제법을 투철하게 체화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고집멸도苦集滅道는 붓다의 가르침에 있어서 뼈대라 할 수가 있습니다. 이 뼈대를 튼튼히 세워 야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오력의 기본 위에서 삶을 살아간다면 그 삶 은 편안하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수행자나 제가 불자나 정도의 차이뿐이지 본질은 같다고 봅니다. 오력의 수행으로 예토가 정토로 변화되기를 기대 해봅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하기를 원합니다.
 

정리. 김우진
사진. 최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