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불교 상징] 칠성탱화

도교 신앙에서 비롯되어 고려말 수명신으로 불교에 흡수된 칠성신앙

2018-11-23     김나래
그림 : 김나래

칠성각은 우리나라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전각으로, 북두칠성北斗七星, 즉 칠성여래를 모신 전각이다. 수명장수신壽命長壽神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칠성은 원래 도교 신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중국에서 형성된 후, 우리나라 불교에서 단순한 수호신으로 유입되었다가, 고려 말에서 조선 초, 민중들의 아픈 삶 속에서 수명신으로서의 본래 모습이 강조되었다. 그리하여 칠성은 인간사의 태어남과 죽음을 보호하는 신이라 여겨지게 되었다. 북두칠성이 민중의 바람으로 인해 부처님의 모습으로 화현하고 사찰 경내에 전각까지 차지하게 된 이유는 칠성단 의식의 *청사靑詞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북두 제1성은 자손만덕을 주고, 북두 제2성은 장애와 재난을 없애고, 북두 제3성은 업장을 소멸시키고, 북두 제4성은 구하는 모든 바를 얻게 하고, 북두 제5성은 백 가지 장애를 없애주며, 북두 제6성은 복덕福德을 갖추게 해주고, 북두 제7성은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

이와 같은 신력神力은 일반 민중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자비로움으로 인식되었다. 

칠성은 여래의 증명을 거친 뒤, 7여래의 화현으로 동방세계를 관장하는 칠성신이 되었다. 한편, 『약사경』에 등장하는 7불과 칠성탱화에 등장하는 7불 중 5불이 이름이 같은 것을 보아, 칠성신앙에 가장 초점이 되는 수명 연장은, 신라 때부터 내려오던 약사 신앙에 기초를 둔 것으로 보인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칠성탱화는 일본 다문사에 보관된 1569년(선조2년)作 칠성탱화이며, 이밖에 1749년(영조25년) 천은사 칠성탱화와 1895년(고종32년) 선암사 칠성탱화를 들 수 있다.      

                             
* 청사靑詞 : 푸른 빛깔의 종이에 쓴 축문이나 축원문
* 참고문헌 : 『사찰 그 속에 깃든 의미』, 김현준

 

김나래
문화재수리기술자(단청, 도금)이며 불화 작가다. 불교미술일섭문도회 문도이며, 현재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불화/보존 실장으로서 전통문화재 보존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불어 불교미술을 알리고자 일반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촌단청공방에서 단청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