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불교 상징] 조왕竈王

2018-10-26     김나래
그림 : 김나래

조왕신은 신중탱화의 호법신중 중 한 분으로, 재래의 민간신앙을 포용하고 흡수하여 정화하는 불교의 포용성을 드러낸다. 조왕탱화는 중앙에 조왕을 단독으로 그리거나, 좌·우에 담자역사擔紫力士와 조식취모造食炊母를 묘사한다. 때에 따라서는 조왕단竈王壇에 탱화 대신 ‘나무조왕대신南無竈王大神’이라는 글자를 봉안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을 여신으로 간주했으며 ‘조왕각시’ 또는 ‘조왕할망’으로 부르기도 했다.

조왕신은 음식의 맛을 관장하고,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하며, 집안에 온기를 담아 가족의 건강과 무병장수, 자손의 번성까지 살피는 신이다. 조왕신은 본래 무속에서 불을 다루는 신이였으나, 불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으며 부엌의 아궁이와 밥솥을 관장하는 부엌 신이 되었다. 

조왕신은 부엌 부뚜막 솥이 걸린 바로 뒤의 중인방 밑에 좌정하고 있는데, 조왕신이 위치한다고 여겨지는 이 장소에는 놋쇠로 만든 ‘중발’에 정화수를 담아놓는다. 조왕단은 사찰 뿐 아니라 민가에서도 어머니의 정성으로 가족의 안위를 비는 장소로 자리매김 하였다.

『무경巫經』에 있는 「조왕천축문」에서 조왕신은 성주신, 삼신과 더불어 그 집안의 부귀와 풍농은 물론, 병마와 재액을 막아주는 운세 신으로 등장한다. 『무경巫經』은 사상적 배경에 따라 도교계통, 유교계통으로 나뉜다. 조왕신의 위신력을 표현한 10가지 게송인 『환희조왕경歡喜竈王經』에는 10명의 조왕신이 인간의 기쁨과 안락, 수복을 안겨다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나래
문화재수리기술자(단청, 도금)이며 불화 작가다. 불교미술일섭문도회 문도이며, 현재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불화/보존 실장으로서 전통문화재 보존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불어 불교미술을 알리고자 일반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촌단청공방에서 단청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