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무형문화 순례] 승복 만들기

2018-09-28     최배문 / 김성동
사진 : 최배문

청암사 학장 지형 스님은 
며칠 동안 여름용 적삼과 삼베 바지, 조끼를 재단하고 있다.  
옆에서는 상좌스님들이 모여 은사스님의 가위질에 시선이 따라간다. 
창호지로 만든 조끼 견본은 큰 것, 중간 것, 작은 것 세 종류다.
“드르륵 드르륵”
저 건너편에서는 주지 상덕 스님이 재단된 조끼를 
재봉틀로 박음질한다.상덕 스님도 며칠째 재봉틀을 돌리고 있다. 
노동가요인 ‘사계’의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란 
노랫말이 떠올랐다. 숙련된 솜씨로 박음질이 마무리되며, 
겉 조끼의 형태가 드러났다.
이제 단추를 달아야 한다. 
단추는 상좌스님들 몫이다. 
바느질이 익숙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 땀 한 땀 조심스럽게 바늘을 밀고 당겼다. 
“옛날에는 승복집이 없었어요. 
은사가 상좌들 승복을 만들어줬지요. 
대부분의 절집에서는 승복을 만들어 입었어요. 
두루마기, 동방, 삼베 바지, 적삼, 조끼 모두 만들었지요.
지금은 창호지로 견본을 우선 만들지만, 
옛날 어른 스님들은 견본 없이 바로 재단했죠.”
지형 스님과 상덕 스님은 옛날을 회상하며 웃었다.
조끼가 하나둘 완성되자, 상좌스님들은 은사가 만든 승복을 입는다. 
은사스님들은 이틀 동안 더 재단하고 박음질해야 한다. 
그 많은 승복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아이구 허리야.”
지형 스님과 상덕 스님의 낮은 소리가 들렸다.                                    

                                                                                                                                                   

사진 : 최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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