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명법문] 울산 서장사 범국 스님

고난에서 벗어나는 기초수행은 악한 습을 정화하는 선행이다

2018-08-01     김우진
사진 : 최배문

역대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 ‘제악막작 중선봉행 자정기의 시제불교 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題 佛敎 ’임을 여느 불자라면 다 알 것이다. 이렇게 악업을 짓지 않고 선행을 지어야 하는 이유는 부처님 가르침대로 실천하여 우리 모두 행복을 누려야 하기 때문이다. 중생은 행복을 원하지 고통을 원하지 않지 않던가. 그렇게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선업을 지어야 한다.
선업을 지으면 지을수록 악업 지을 일은 그만큼 적어져 고난도 멀어져 갈 것이다. 하지만 선행을 짓고 싶다 해도 물 마시는 것 마냥 쉽게 할수 있는 것도 아니며 바로 되지도 않는다. 선행 지을 바탕을 먼저 만들어야 된다.
우선, 부처님과 위대한 가르침과 그 법을 바르게 전승하고 실천하신 스님들께 ‘귀의歸依 ’해야 한다. 삼보에 귀의가 된 자를 불자 즉 부처님의 자식이라 하며, 그의 제자가 되는 첫걸음이 귀의 다. 겉만 불법을 따르고 속은 귀의가 되지 않았다면 불자라 할 수 없다.
다음으로 ‘보리심菩提心 ’을 내야 한다. 모든 고통과 자유롭지 못하게 붙들고 있는 모든 족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발보리심이 그것이다. 그 보리심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복덕자량을 쌓는 것이 다. 칠지작법 七支作法 또는 칠지공양七支供養 이라 하는 기초예비수행들이다.
불자들은 예경, 공양, 참회, 수희찬탄, 청법, 권청주세, 회향이라고 하는 칠지작법七支作法 또는 칠지공양七支供養 으로 기초 예비수행을 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기초수행 없이는 사무량심, 사섭 법, 육바라밀, 십선행과 같은 수행들이 되지 않는 다. 왜냐하면 과거세세 지어왔던 악습이 장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칠지공양과 같은 예비수행 들로서 악습을 정화하는 기초를 다져야 하는 것이다.
『중관보만론』에서 “모든 색신은 복덕자량으로 이루어지고 법신은 지혜자량으로 생겨난다”라고 한 것처럼 먼저 쌓아야 하는 것이 이 복덕자량 이다. 수 없는 세월 동안 많은 수행자가 수행을 해도 성취하지 못한 이유는 복덕을 쌓지 않아서다.
첫째, 예경이다. 예경이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무슨 수행이 되겠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법당이나 기도방 등 어디서든 예경을 하기 전에는 먼저 예경 대상이 있어야 한다.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우측에 미륵보살 좌측에 문수보살을 모시되 다른 보살을 모셔도 상관은 없다. 또한 부처님 주변에 모든 보살님을 모셔도 상관없으며 보살님 주변으로 역대 선지식을 모시고 석가모니 부처님 연화대 아래에는 지금의 스승님을 모시고 스승님 아래에는 지금 마음속 미움의 대상인 원수를 모셔도 좋다. 그리고 본인의 모습 또한 수 없는 분신을 만들어 수 없는 중생들과 함께 그 장소를 가득 채운다고 관상한 후 그 많은 나의 몸과 중생들이 예경 대상에게 동시에 절하는 모습을 관상하면서 실제 절을 올려야 한다. “대지도론”에서 “가장 위에 있는 머리가 가장 아래 있 는 발에 절하는 것은 최고의 공경이다”라고 했듯이 세세생생 지어왔던 습성인 오만과 교만을 정화 하고 삼보에 대한 공경심이 묻어나와 몸을 낮추는 것은 자신의 몸을 삼보에 공양 올리는 공덕이 있다. 그렇듯 절 한번을 하더라도 수행으로 여겨 예와 공경심을 갖춰서 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공양이다. 공양은 삼보와 스승께 하는 것이기에 청정한 공양물을 준비해야 한다. 향, 등, 차, 과일, 곡식, 꽃, 향수, 과자 등 깨끗한 공양물을 준비한다. 간혹 사정이 생겨 물질적 공양 물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마음으로 관상해도 좋다. 금은보화나 음악, 특별한 공양물을 관상하여 공양 올려도 된다. 특히 관상하여 공양 올리는 훈련이 된다면 아주 좋다. 산에 꽃이나 새소리, 단풍이나 아름다운 음악 소리 등을 언제나 공양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양 올리는 자량을 쌓는 이유는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지독히 인색한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서임을 알아야 한다.
셋째, 참회다. 『원각경』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죄를 참회하여 죄장이 사라지면 부처의 경계가 눈앞에 나타난다”라고 했듯 악한 죄를 짓고 스스로 진실하게 참회하고 이후 같은 죄를 짓지 않으면 죄업을 정화할 수 있다. 참회할 때는 자신이 지은 죄를 소상히 드러내 관찰하고 부처님과 스승께 바치면서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뼈저 리게 후회해야 한다. 이렇게 진실하게 참회하면 죄업은 반드시 청정해져 모든 수행의 공덕이 드러날 것이다.
넷째, 수희찬탄이다. 무엇을 기뻐하고 찬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모든 불보살과 선지식
그리고 스승의 공덕이 온 중생을 이익되게 하고 있음을 기뻐해야 한다. 또한 중생들과 도반들이 선행을 행할 때 진심으로 환희심 내어 기쁘게 칭찬해줘야 한다. 그들의 선행복덕이 나의 복덕이 됨을 믿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워서도 할 수있는 수행이니 자주 실천하도록 하자. 이 수행은 불쑥불쑥 올라오는 시기 질투심을 정화하는 기초 수행이 된다.
다섯째, 청법이다. 우리 중생이 과거 악습에 이끌려 고통받고 있음을 한탄하고 불보살과 스승께 공양 올리고 예경한 후 간절하게 법륜을 굴려 주실 것을 청하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 또한 범천과 제석천의 포기하지 않는 청법에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 초전법륜을 굴리신 것이다. 중생은 스승의 가르침 없이 이 무지함을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간절하게 법을 청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권청주세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지 마시고 우리 곁에 머물러 이로움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의지처가 사라진다면 암흑 에서 빛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어리석은 우리 중생들에게는 반드시 의지처가 필요하다. 간절하고 절실하다면 늘 이 기도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하면 불보살과 스승께서는 아마도 수명을 연장 하여 머물러 주실 것이다.
일곱째, 회향이다. 그때그때 수승한 공덕 지음이 있다면 “오늘 제가 지은 공덕과 과거에 지은 모든 선근공덕을 일체 중생들에게 회향합니 다. 한중생도 빠짐없이 붓다의 과위 얻길 발원합 니다”라고 해야 한다. 또는 『화엄경』 「보현행원 품」이나 『입보리행론』 「회향품」, 「이산혜연선사 발원문」 등을 염송하면 참다운 이익이 있을 것이 다. 말로만 하는 회향은 의미 없음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선행한 선근 공덕을 길든 짧든 반드시 회향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은 선업은 그과보로 드러나면 그만이지만 회향하면 보리과를 얻기 위한 회향이 되기 때문에 보리과를 얻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마치 태평양에 물 한방울 떨어지면 전체가 마르기 전에 이 한 방울도 마르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가 지은 선행의 선근 공덕이 깨달음의 종자가 되는가 안 되는 가는 회향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달려있음을 알고 역대 불보살께서 그러하시듯 반드시 실천해야 할것이다.
이렇게 3혜의 지혜를 차곡차곡 갖춰나가야 한다.
3혜는 문혜 聞慧 사혜 思慧 수혜 修慧 이다. 문 聞 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법사에게 듣는 것이고, 그렇게 들었던 법문을 깊이 사유하는 것이 사 思 이며 이것을 실천수행하며 버릴 걸 버리고, 얻어야 할 걸얻으며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해야할 것을 하게 된다. 과거의 악한 습성에 이끌려 고난과 고통을 만나게 되는데 이 악한 습성을 정화하는 것이 바로 기초 예비수행이며 자신의 심신을 정화하게 되는 것이다. 심신을 정화하게 되면 부처님 마음과 닮아가기 위한 처절한 싸움인 본 수행을 하는데 장애 받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