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통신] 명상 이노베이션

2018-07-02     김성동

●    고등래퍼2 우승자인 김하온이 첫 사이퍼에서 취미를 ‘명상’이라고 하자, 사회자를 비롯해 멘토들과 참석자들은 “웃기다”, “템플스테이 갔다 왔냐?” 등등 킥킥거리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때까지 명상은 그들에게 아주 낯선 단어였다. 그가 매회 최고점으로 1등을 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나도 명상을 하겠다”, “명상을 가르쳐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우승한 이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사회자로부터 지금도 명상을 자주 하냐는 질문을 받자, “필요성을 느낄 때 계속하는 편”이라 답했다. 김하온의 영향을 받아 준우승자인 이로한도 명상을 시작했는데, 이로한은 “가부좌 자세 등 명상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18세 명상래퍼의 등장은 청소년들에게 ‘명상’을 낯선 것이 아닌, 익숙한 것으로 눈앞에 보여줬다. 수천 개의 댓글로 알 수 있듯이 청소년들에게 ‘명상’은 새롭게 주목받았다. 

●    지난 4월 30일 충북 서원중학교에서는 총 10회 동안 ‘학부모를 위한 행복한 마음빼기 명상교실’을 진행했다. 이 명상교실은 보름 전 ‘인성이 실력이다, 인성이 바른 아이로 키우는 법’을 주제로 명상전문가의 특강을 들었던 학부모들이 학교에 요청해서 개설된 명상교실이었다. 마음의 원리와 형성 과정, 독서 명상, 생활 속 명상, 명상하는 이유 등의 프로그램은 학부모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가시가 많이 뽑혀졌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앞으로 웃음이 가득할 수 있도록 잠자기 전 5분 명상을 실천하겠다”, “두 아이를 더 많은 사랑으로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등등의 다양한 후기로 명상의 효과를 표현하기도 했다. 명상이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에게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    서울 광진구는 5월 10일부터 한 달 동안 매주 목요일 자양공공힐링센터 내 자양보건지소에서 주민들의 심신 건강을 위해 ‘명상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향기 명상, 호흡 명상, 힐링 터치, 움직임 명상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깨우는 법을 배운다. 울산 동구는 5월 9일 동구 명덕여자중학교에 명상숲을 조성했고, 같은 날 한국예탁결제원은 부산 개성고등학교 내에 ‘명상숲’을 완공했다. 논산시는 5월 13일 논산고등학교에 학생들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나라찬 명상숲’을 조성했고, 동두천시는 5월 16일 소요초등학교 주변에 명상숲을 열었다. 인천시 연수구는 올해부터 명상숲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청주시는 명상숲 코디네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초·중·고 11개교 1901명이 명상숲 코디네이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    지난 3월 21일 KAIST(총장 신성철)에 명상과학연구소가 개설됐다. 학교 측은 SK에서 설립한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이사장 최창원)의 지원으로 명상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초대 소장으로 하버드대 세계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신인 상도선원 선원장 미산 스님을 임명했다. 명상과학연구소는 명상이 미치는 다양한 효과뿐만 아니라, 명상이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KAIST의 명상과학연구소 설립은 국내 과학계에 적지 않은 의미를 준다. 이미 해외에서는 대학 연구소 등에서 명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며, 명상 연구에 공식적인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국내 대학에서 명상 연구는 전혀 진행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KAIST 명상과학연구소의 설립으로 국내 명상 연구의 큰 획이 시작된 것이다. 

●    첫 불교명상지도사 201명이 배출됐다. 불교상담개발원은 지난 4월 25일 ‘제1회 불교명상지도사 및 제11회 불교상담심리사 품수식’을 가졌다. 주목할 점은 올해 1월 불교명상지도사 민간자격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주무부처로 국가기관에 정식 등록되면서, 지도사들의 정식 사회 진출도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사회 곳곳에서 명상을 요구하고, 그 범위와 계층도 폭넓다. 이 정도면 명상의 이노베이션(Innovation)인 것이다. 그 혁신의 물결에 교계가 응답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