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피어나는 계절 명산대찰(名山大刹)로 예불 가자

불교 세시풍속

2007-09-15     관리자

10월의 세시(歲時)

10월 3일이 개천절이요, 9일은 한글날, 20일이 문화의 날이니 1년중 문화행사가 가장 많은 달이다.
올해는 윤 8월이 들어 더욱 절기가 늦기도 하지만 해마다 음력 9월이 되어야 논밭의 곡식이 다 여물게 마련이다.
지난 달에 있었던 8월 '한가위'가 한 해의 풍요한 수확을 기리는 날이라고는 했지만 역시 9월이어야 추수를 하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니 3월 삼짇날 날아왔던 제비들이 음력 9월 9일 중구(重九) 날이면 서둘러 강남으로 돌아간다.
옛 '세시기'를 보면 9월 9일을 중구(重九) 또는 중양(重陽)이라 했는데, 중구란 9가 겹쳤다는 뜻이요, 중양이란 양수(陽數)가 겹쳤다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짝수를 음(陰)으로 삼고, 홀수를 양(陽)으로 삼아 음양의 관계를 설정했는데, 특히 양이 겹치는 날을 길일(吉日)이라 했다.
1월 1일, 3월 3일, 5월 5일, 7월 7일, 9월 9일이 그 예이다.
1월 1일은 바로 '설'로서 한 해의 시작이요, 3월 3일은 농사의 시작이고, 5월 5일은 만물이 자라나는 여름의 시작이요, 7월 7일이면 농사가 마무리 되면서 9월 9일이 되면 거둬 들이게 되는 것이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한가위에는 곡식과 과일이 덜 여물어 차례상 차리기가 만만치를 않다. 그런 이유도 있고 또 문중(門中)에 따라서는 중구일(重九日)을 선호해서 '한가위 차례' 대신 9월 9일 '구일 차례'를 지내고 있는 집도 꽤 있다.
한편 음력 9월하면 국화와 단풍의 계절이다.
집집에서는 국화 꽃잎을 따서 찹쌀가루와 반죽하여 '화전'을 부치니 이를 '국화전'이라 한다. 국화와 찹쌀과 참기를 냄새가 어울려 계절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시절음식이다. 봄철의 진달래 화전과 함께 향기로운 별식이다.
또한 술에 국화꽃을 넣어 국화주를 빚는데 역시 9월에 들어서야 제 맛이 난다.
이 무렵의 농군들에게 더없이 입맛을 돋구는 것이 있으니 바로 논새우를 곁들인 '민물 매운탕'이다.
지금은 농약을 과하게 쳐서 민물고기 구경하기가 어렵게 되었지만 그래도 깊은 산골 마을에 가면 아직도 남아 있어 그 구수한 내음이 군침을 삼키게 한다. 넙쩍넙쩍 무를 썰어 넣고 고추장 기운을 하여 폭 끓이면 막걸리 안주로도 더할나위 없다.
어느덧 먼 산에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하늘을 높아만 가련만 아직도 농가에서는 가을걷이로 하여 일손을 놓을 수 없으니 한가한 도회지 사람들이 단풍구경은 먼저 가게 마련이다.
양력 10월 12일이 '지장재일'이요, 18일이 '관음재일' 그리고 24일은 상강(霜降)이다.
'상강'은 이십사절기의 열여덟째 절후로서 한로(寒露)와 입동(立冬)의 사이에 드는데 대체로 이때부터 이름 그대로 서리가 오기 시작한다.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급격히 심하니 연만하신 어른을 모신 댁에서는 특히 유념해야 한다.

국경일 중의 으뜸인 개천절(開天節)

해마다 10월 3일에 거행하는 개천절은 서기전 2333년(戊辰年), 바로 단군기원 원년 음력 10월 3일이 국조 단군이 최초로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을 세웠음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한 국경일이다.
그런데 개천절은 개천(開天)의 본래의 뜻을 엄밀히 따질 때, 단군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기보다는 이보다 124년 소급하여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환웅(桓雄)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날인 상원 갑자년(上元甲子年; 서기전 2457년) 음력 10월 3일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문화민족으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경축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적 명절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민족의 전통적 명절을 기리는 행사는 아득한 옛날부터 제천행사를 통하여 거행되었으니, 고구려의 동맹(東盟), 부여의 영고(迎鼓), 예맥의 무천(舞天) 등의 행사는 물론이요, 마니산(摩尼山)의 제천단(祭天壇), 황해도 구월산(九月山)의 삼성사(三聖祠), 평양의 숭령전(崇靈殿) 등에서 행하여져 왔음을 상기하게 된다.
오늘날 양력 10월 3일을 개천절로 삼고 있음은 1949년 당시 문교부가 위촉한 '개천절 음 . 양력 환용(換用) 심의회'의 심의 결과 음.양력 환산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와 '10월 3일'이라는 기록이 소중하다는 의견에 따라 1949년 10월 1일에 공포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력 10월 3일로 바꾸어 거행하게 된 것이다.

명산대찰(名山大刹)의 단풍구경

금수강산 삼천리, 어디를 가나 아름다운 산에는 훌륭한 절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단풍철이 되면 더욱이 절을 찾는 인파로 이름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때로는 경치만을 즐기려는 행락객들로 하여금 청정해야만 할 사찰 안팎이 수라장이 되기도 하니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 좋은 계절에 큰 가슴으로 불심이 없는 관광객들까지도 얼싸안음으로써 은연중 불심에 촉촉이 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설악산의 신흥사(神興寺)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말사들과 소백산의 법주사(法住寺), 호남의 백양사(白羊寺), 내장사(內藏寺)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어디를 가나 '명산'에는 '대찰'이 있고 '대찰'이 있는 곳이 '명산'이니 서둘러 신도들은 가족과 함께 단풍 피어난 곳으로 예불드리러 가야겠다.
가을도 자꾸 깊어만 가는 계절이다.

☞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권창선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