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불교 상징]어머니의 연꽃

2018-05-30     김나래
그림 : 김나래

『불설화취다라니경佛說華娶陀羅尼經』에서 부처님께서는 탑이나 불상에 공양한 공덕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멸도滅度하신 뒤에 허허벌판의 길을 걷다가 여래의 탑을 보고 한 송이 꽃을 바치거나 한 개의 등불을 올리거나, 한 덩이 진흙으로 불상을 발라 공양하거나 단돈 한 푼이라도 불상을 보수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혹은 한 움큼의 물로 불탑을 씻어 더러운 것을 제거하고 꽃과 향을 공양하며, 한 번이라도 ‘나무불南無佛’ 하고 부르면, 설령 이 사람을 백천만겁 동안 아무리 삼악도에 떨어뜨리려 해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인도의 강력한 카스트 제도 안에서 꽃핀 불교는 석가세존 당시, 계급이나 전통, 신분의 차별이 없는 파격의 종교였다. 

부처님께서는 번뇌가 사라지고 청정한 계행을 성취해 지혜를 얻어 해탈의 도를 이루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사성四姓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고 여기셨다. 그리하여 가난한 이들도 공덕을 이룰 수 있도록, 흔하디 흔한 꽃과 향, 흙 등의 보시를 크게 칭찬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많은 법문을 연꽃에 비유하여 말씀하셨는데, 그 설법에서 연꽃은 수많은 상징과 비유의 대상이었다. 또한 극락정토를 연화장세계라고 설명하니, 우리나라 불교문화에도 연화화생蓮花化生 사상은 빼놓을 수 없는 정서이다. 그 하나의 예로 5세기 무렵 고구려 벽화에는 무덤주인 부부가 나란히 합장한 채로 연꽃에서 환생하는 그림이 나타난다. 그와 동시에 연꽃의 의미는 일반 사부대중에게도 『심청전』과 같은 연화화생의 기복신앙으로 자리 잡았다.                                                             
 

김나래
문화재수리기술자(단청, 도금)이며 불화 작가다. 불교미술일섭문도회 문도이며, 현재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불화/보존 실장으로서 전통문화재 보존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불어 불교미술을 알리고자 일반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촌단청공방에서 단청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