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불교 상징] 새

불교미술에 나타나는 학과 봉황에 담긴 상징적 의미

2018-05-04     김나래
그림 : 김나래

불교미술에서는 새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불단의 조각이나 닫집 위의 봉황, 동자나 신선이 타고 노는 학이나 사찰 외부 벽화에 갖가지 꽃과 함께 등장하는 자그마한 새들까지, 새의 형태는 다양하다.

날개를 가진 동물은 농경사회인 우리나라에서는 천상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동시에 불교가 중국을 거쳐 들어오는 과정에서 도교가 함께 더해지면서, 도상적인 유행을 받아 사찰탱화에서도 학과 봉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명부전이나 지장전에서는 때때로 작은 동자가 봉황이나 학을 타거나 껴안고 있는 상을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의 표정을 살피면 마냥 해맑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어린아이의 생존율이 낮았던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여, 천상과 사후세계를 넘나드는 시동의 역할을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아이에게 투영했다고 보인다.

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임에도 매우 신성시 하고 영적인 존재로 인식해 산신탱화나 독성탱화에 등장시켰다. 봉황鳳凰은 예로부터 전해지는 상상속의 상서로운 새로써, 중국 후한 시기 허신許愼이 저술한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봉황의 상세한 형태를 설명하며, “봉황은 덕德, 의義, 인仁, 신信, 정正을 지녔다 하여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장식 등에 많이 쓰였다”고 전한다.

봉황은 군집생활을 하며 살아있는 것은 먹지 않고, 노래하고 춤춘다고 한다. 그의 소리는 소의 소리와 같고, 그가 날아오르면 모든 새가 따른다고 하여 봉황을 붕鵬이라 하기도 한다.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봉황은 금속공예품, 각종 청자 및 백자, 금동대향로, 궁궐과 사찰의 ‘보궁천장도’ 전돌 등에서도 나타난다.  

참고서적:  『미술관에 간 붓다(명법 스님)』,  『한국의 전통문양(임영주)』

 

김나래
문화재수리기술자(단청, 도금)이며 불화 작가다. 불교미술일섭문도회 문도이며, 현재 북촌불교미술보존연구소 불화/보존 실장으로서 전통문화재 보존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불어 불교미술을 알리고자 일반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북촌단청공방에서 단청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