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살행론]기쁨으로 하는 칭찬, 수희찬탄

수희찬탄은 나무랄 데 없는 행복의 원천

2018-03-02     재마 스님
그림:재마 스님

남들을 위해 우리가 겪는 고통은 거기서 나올 이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나니, 이 고통이 윤회 하는 중생들의 고통을 쫓아주는데 어떻게 우리가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6:75) 어떤 이가 좋은 점을 갖고 있어서 남들이 칭찬하고 기뻐하면 나도 마찬가지로 함께 칭찬하며 기뻐해야 하리라. 기뻐하는 데서 나오는 이 기쁨은 나무랄 데 없는 행복의 원천이므로 공덕을 가지신 부처님께서 증명하시는 남들을 끄는 최상의 방법이라네.(76~77) 어떤 경우에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사랑하는 태도를 기르며 우리들은 선행을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네. (69) 우리가 중생을 해치면 우리들은 지옥에 떨어지고 중생을 기쁘게 하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네(131).


『입보살행론』 6장 전반부에서 샨티데바 스님은 분노의 부정적인 결과와 해악을 설하셨습니다. 또한, 분노는 조건과 원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지만 이 분노를 키우지 않기 위해서, 깨어있는 인욕바라밀 수행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인욕바라밀이 라고 하면 얼핏 참아내는 수동적인 수행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샨티데바 스님이 말씀 하시는 인욕바라밀 수행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실천하는 인욕바라밀 수행의 고통은 중생들의 고통을 없애준다고 합니다. 그고통은 중생들이 얻는 이익에 비해 보잘것없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들도 인욕이 고통으로 그치지 않고 행복과 유익을 가져오는 것쯤은 경험 적으로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화가 일어날 때, 화의 비어있는 성품을 알아차리고, 화에 끌려가지 않고, 화를 키우지 않도록 깨어 바라보는 실천을 늘 하기란 어렵지요. 그래서 낙담하지 않고 법의 성품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하라고 가르칩니다.

샨티데바 스님께서 화를 내지 않는 또 하나의 적극적인 수행으로 권하는 것은 기쁨으로 상대방이나 적을 칭찬하고 받아들이는 인욕수행입니다.

나에게 해를 끼치는 상대를 받아들이고 칭찬하다니요…. 정말 우리들의 일상적인 사고 패턴 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수행법입니다. 하지만 샨티데바 스님은 조목조목 하나씩 지혜의 씨줄과 날줄로 진실의 태피스트리를 엮어 보여줍니다.

우리들은 보통 자신이 남들보다 잘되고 싶어하고 경쟁에서 이기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니 남들이 잘되는 것을 보고 화를 내는 어리석음을 자주 경험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화라는 것도, 어리석음이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우리들의 토양에는 행복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시기심과 질투심을 반복해서 키우는 습관이 있습니다.

샨티데바 스님은 남들이 잘되는 것을 보고 절대로 화를 일으키지 말며, 질투하여 경쟁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화는 우리가 지은 공덕과 복덕을 없애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백해무익 하다는 것이죠.
오히려 일체존재들의 행복을 위해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리행을 실천하기로 결심한 보살은 보다 적극적으로 기쁘게 행복을 창조하는 인욕바라밀 수행을 해야 한다고 설합니다. 바로 일체 존재 들의 행복을 위해 상대를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의 마음에 다음과 같은 에너지들이 늘 가득하게 흘러넘치게 노력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불성과 가능성을 믿는 것, 상대방의 존재가치를 긍정하고 존중하고 환대하는 것,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너와 내가 행복을 원하고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평등성을 기억하는 것, 자애와 연민이 가득한 마음이 어느 누구도 소외하지 않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될 수 있는 것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방의 강점이나 장점을 발견해 칭찬해주기, 타인들로부터 존경을 받거나 칭찬을 받는 작은 성공에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기, 상대방을 향해 웃는 표정 짓기,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기, 상대방에게 필요한 말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으로 하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고통을 기뻐하지 않고, 상대방의 정서에 귀를 기울이는 것, 상대방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고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입보살행론』 6장에서 샨티데바 스님께서 무엇보다 강조한다고 보이는 것은 다른 존재 들이 이 세상에서 상대적인 행복을 경험하는 것을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하는 태도로 이타심을 기르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여깁니다. 누가 행복을 경험하든, 내가 도와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도움 때문이거나, 스스로 결실을 맺은 것들을 축하하고 함께 기뻐하라는 것입 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이나 보살핌을 받거나, 공양을 나보다 많이 받을 때 비교해서 질투 하거나 시샘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뻐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수행의 진보와 정신적인 성장과 변화를 함께 기뻐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다른 사람이 잘되는 성공을 기뻐하는 데 인색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리심을 일으킨 이유는 타인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열반의 길에 들어선 보살수행자는 자기 자신이 받는 칭찬이나 명성이나 명예가 자신에게 아무런 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꿰뚫어 아는 지혜의 검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성공이나 칭찬을 받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타인을 분노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롭지 않다고 샨티데바 스님은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세속적인 것에 안주하게 하고, 집착하여 출리심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오기 십상입니다.

결국 수행자들은 ‘우리를 칭찬받지 못하게 하고 해롭게 하는 이들은 우리를 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재물과 명예라는 족쇄에서 보호해주는 사람들임’(99~100)을 인식하고 고마워해야 합니 다. 우리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을 통해서는 공덕을 쌓을 수 없고, 오히려 우리를 욕하고 해치는 이들이 우리가 인욕수행을 하도록 돕는 은인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화를 내지 말고 오히려 보물과 같이 귀하게 여기고 기뻐해야 한다 (107)는 것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쁨은 삶을 편안하게 하고 관계를 축제처럼 펼치게 합니다.

용수 보살의 『대지도론』 「수희회향품」에서는 “수희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자신이 짓는 복덕보다 수승하다”고 전합니다. 어떤 사람의 선행을 보고 함께 기뻐하며 찬탄하는 것은 대승보살의 대희大喜 수행공덕이 된다는 말입니다. 수희 찬탄하는 말은 관계를 윤나게 해줍니다. 풀이 죽어 있는 이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선물 하고, 자신의 길을 잘 가는 이들에게는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지요. 자신에게 오는 칭찬이나 명예를 집착하는 마음은 잘 살펴서 내려놓고, 타인으로부터 오는 해와 불편함에 대해 화를 일으키지 않고 기뻐하는 인욕수행은 자혜와 자비를 성숙하게 합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들을 자기자신처럼 여겨 선량한 중생들의 모습으로도 나타나시고 (126) , 중생이라는 복전을 기쁘게 하여 많은 수행자들이 원만하게 피안에 도달했기 때문에(112) , 우리에게 무한한 행복을 주시는 부처님께 보답하는 가장 좋은 길은 중생들이 우리를 해치 더라도 그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119~120)이라는 말씀을 가슴에 담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이 기뻐하면 기뻐하시고 중생들이 괴로워하면 괴로워하시니, 그러므로 중생들을 기쁘게 하는 것은 부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고 중생들을 괴롭히는 것은 부처님을 괴롭히는 것(122) 을 다시 새깁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모든 부처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나는 모든 중생들에게 봉사하리니, 그들이 나를 쓰러뜨리거나 짓밟더라도 보복하지 않고, 부처님을 기쁘게 해(125)드린 수많은 선배들과 지금 이 시간도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티베트의 선량하고 용감한 도반들을 떠올립니다.

이번 달은 매일 기쁘게 칭찬하는 수희찬탄수행을해보면 어떨까요? 만나는 이들에게 순수한 의도로 찬탄하며 함께 기뻐한다면 더 환하고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인연에 수희찬탄하며 고맙습니다.


재마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로 중앙승가대학교 불교사회과학연구소에서 불교의 사회참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움직이는 법당, 춤추는 절을 꿈꾸며 소마명상여행을 이끌고 있다. 또한 종교를 초월해 마음비추기 피정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완화의료병동에서 영적돌봄 봉사를 하고 있다. 박사 논문으로 「사무량심의 가치 재발견과 체화프로그램 개발연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