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무형문화 순례] 다비 茶毗

2018-03-02     김성동
사진:최배문

바람이 불고, 만장이 휘날렸다.

법주가 요령을 내린 후, “거화擧火요”라고 외치자 대중들이 따라서 복창한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1951년 금오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고, 조계종 원로의원을 지낸 이두 스님의 다비식. 거화가 끝난 후, 소대에 불을 붙이는 하화下火가이어진다.

“세 인연이 화합하여 몸 이뤘으나, 사대가 흩어지니 문득 공이라. 몇 년인가 환幻의 바다 돌고 헤매다, 오늘 아침 이 몸을 벗어 던지니, 경쾌함이 타오르는 쑥대 같도다.”

불이 타오르며 하늘길을 만든다. 어디로 올라가는 것일까. 법주의 영가를 보내는 봉송奉送과 십념十念, 표백문表白文이 이어진다. “염불하여 천도하온 이 공덕으로 금일영가 지혜 밝고 빛나지이다. 깨달음의 동산에 보리 꽃피고, 법성의 바다에서 심신 맑히며, 극락 가는 구름의 길 높이 이끌어 여러 모든 성인들께 귀의하리라.”

봉송 진언이 계속된다.

“옴 바아라 사다 모차목.”

섭씨 1,400도~1,500도. 견고하게 쌓아 올린 나무들이 “후드득, 후드득” 무너지기 시작한다. 불길을 더욱 타오른다. 이미 육신은 사대四大로 흩어졌다.

“나무아미타불.”

대중들이 합장하며 힘껏 염불한다. 만장輓章은 불길 속에 모두 사라진다. 소대의 불꽃이 꺼져가고 있다. 새로운 몸을 받아 새 옷을 갈아입으라는 창의唱衣가 이어지고, 불이 완전히 꺼진다.

이제 습골拾骨이다.

“취할 것도 버릴 것도 없으니, 이러한 때 바로 닥쳐 어찌 알 건가. 오! 두 눈을 활짝 뜨고 불 속을 보라. 한 무더기 황금 뼈가 분명하도다.”

사진:최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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