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무형문화 순례] 청도 운문사 김장

2018-01-02     김성동
사진:최배문

절의 모든 대중이 모였다. 운문사 김장이다. 
절 초입 1천여 평의 텃밭에 심은 배추를 뽑았다. 
배추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다섯 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끌었다. 
네 바퀴가 밭두렁 속에서 울렁거렸다. 
몇몇 스님들은 배추를 뽑은 뒤 밭을 돌며 
떨어진 배춧잎 속에서 시래기를
가리고 있다. 백오십여 명의 대중들이 
각자의 소임으로 일에 열중이다. 
배추를 씻고, 절이고, 양념을 만들었다. 
아침 공양으로 채운 배는 금방 고팠다. 

11월 하순으로 해가 짧고, 
공기는 차가웠다. 절의 김장은 대중이 
함께한다. 절의 대중이 많든 적든 그렇다. 
절이 공동체인 것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때가 지금이다. 
모든 대중이 각자의 소임을 정하고, 행한다. 
김장은 저녁 공양 시간 가까이 끝났다. 
산더미처럼 쌓인 배추가 어느새 사라졌다. 
대중 울력의 힘이다. 절은 공동체다.                                 

사진:최배문
사진:최배문
사진:최배문
사진:최배문
사진:최배문
사진:최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