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의 부처님

나의 믿음 나의 다짐

2007-09-15     관리자


부처님은 나와는 거리가 멀고 오직 절에만 가야 볼 수 있다고 착각했던 나의 지난 날의 모습은 한마디로 어리석음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는 미혹한 망상과 집착 속에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몇 년 전에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기까지 당하여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허무와 좌절과 고통을 느끼며 오욕에 빠져 한탄하고 온갖 번뇌망상으로 헤어나기 힘들었을 때, 나의 아내 대덕정 보살이 부처님 뵈러 절에 가자고 수없이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가고 있지 않다가 어느날 시간이나 보낼까 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절에는 왔지만 부처님에 대한 예절이나 절하는 자세마저 알지 못했던 나로서는 우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엄숙하게 앉아 계신 부처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는 것 같기에 나도 모르게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앉았더니 괴롭고 짜증나던 나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것이었습니다.
일요일날 아내와 같이 절에 갔는데 스님께서는 탐심·진심·치심에 대한 법문을 하셨습니다. 모든 것에 탐욕하고 집착하는 것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고, 조그만 일에도 성내고 화를 잘 내는 것은 마음이 어리석고 자기의 본심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며, 집 안에서도 가장이 성을 잘 내고 짜증을 부릴 때는 집안의 화목이 있을 수가 없고, 가장이 집에서 항상 웃으면서 명랑할 때 집안도 명랑한 가정이 되며, 그것이 바로 극락 속에서 사는 가정이라는 법문이었습니다.
집에 와서는 아내 대덕정 보살이 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친구한테 배신과 사기를 당한 것은 전생에 그 친구한테 이와 똑같이 빚진 것이 있어서 이생에 내가 그 빚을 갚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과거에 집착을 하지 말고 앞으로 얼마만큼 지혜롭게 사느냐로 대처하자는 얘기를 하면서 그 친구는 나보다도 더 딱한 처지가 되었고 집안 식구까지도 헤어져 살고 있으니 더 고통스럽고 괴로워 할 것이니 우리가 보시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라는 얘기였습니다. 아내의 말대로 막상 그렇게 생각하고 단념하니 무겁던 나의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도대체 부처님이 누구인가 하고 알고 싶어졌기에 「부처님의 생애」와 「성불합시다」라는 책을 펴 보게 되었는데 책장을 넘기고 글자를 읽으면 읽을수록 눈앞이 환해지면서 나의 마음은 해가 떠오르는 세계로 완전히 빠져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중생을 위하여 이 사바국토에 오신 뜻과, 태자로 태어나시어 생로병사를 아시고 6년 동안 고행 끝에 큰 도를 깨치고 열반하신 팔상성도와 내가 올바르게 사는 진리의 법을 가르쳐 주신 글자를 읽을 때마다 목마른 나에게 갈증을 풀어 주는 것 같았고 컴컴한 마음이 밝은 마음으로 바뀌며 환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금강경」「법화경」「부모은중경」 등 어떻게 이천 년 전에 이런 진리를 말씀하셨는지 놀라면서 감탄하고 말할 수 없는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우울한 고뇌 속에 갈 길을 몰라 헤매이고 방황했던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진리였습니다.
그때 아내 대덕정 보살이 불광사에서 23기 바라밀 교육을 하니 공부하라고 접수를 해주었습니다. 바라밀 교육에서 전에 알지 못했던 기초적인 예절과 교리와 부처님의 무한한 진리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의 지혜와 덕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망상과 집착 때문에 자기의 참마음을 보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온갖 번뇌망상을 버리고 지난 잘못을 참회하고 마음을 깨끗이 하면 자기가 본래 가지고 있는 부처님의 청정한 참마음이 드러난다는 말씀도 스님께서 하셨습니다.
부처님의 무한한 진리인 법문을 들을 때면 삼라만상에 깃들어 있는 나의 마음을 흔들어 깨워 주는 것 같았습니다. 바라밀 교육기간 중에 추석 연휴가 있어서 산악회 회원 두 명과 지리산을 종주하기로 했습니다. 텐트와 모든 등산장비를 짊어지고 등반하는데 큰 산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큰 걱정이 아닐 수 없었기에 나도 모르게 부처님 명호만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위험할 때는 더욱 부처님만을 찾으면서 무사히 가면 부처님 감사합니다 하길 아마도 몇 만 번은 더 불렀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말로만 듣던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나를 도우셨는지 나 자신도 놀라우리만치 힘들지 않았는데, 정작 산행에 경험 많은 나의 일행은 다리를 절면서 무척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지리산 정상 밑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 정상에 올랐을 때 비구니 스님 두 분이 올라 오셨는데 등산화도 신지 않으시고 운동화만 신고 올라 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이 처한 환경에 맞게 우리들에게 다가오신다는데 나를 도와주시기 위해 나타나신 부처님같은 생각이 들기에 나도 모르게 공손하게 합장하고 인사드렸습니다. 내가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으니, 다리를 절면서 하산하던 일행이 나보고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길래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용맹정진하여 바라밀 국토 성취한다."하고 크게 외치니 일행 두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내 일생에 그렇게 석가모니 부처님을 많이 불러 보기는 처음입니다. 부처님께서 무한한 무량공덕으로 나를 도와주신 까닭이라 쉽게 무사히 지리산을 등반했다고 생각합니다.
불기 2537년 11월 10일 불광 23기 바라밀 교육을 수료하고 회향을 하니 기초교리와 예절과 불자가 지켜야될 오계도 알게 되었으며, 모든 만물이 세세생생 윤회를 하는 것과 현재 사는 이 생이 공간적으로 아주 짧은 찰나라는 시간 속에 사는 삶이지만 우리 중생들이 어떻게 살아야 진정으로 잘 사는가 하는 것을 부처님의 불멸의 힘인 진리로써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계도 받게 되었으며 법명은 '성일'이라고 지어 주셨습니다. 새로운 이름의 불자로써 법명을 받고 보니 나의 마음 속에 무엇인가 뭉클하고 뿌듯해지며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었습니다. 나의 마음 속에는 부처님의 불생불멸한 진리가 있고, 일체가 나지도 않고 일체가 멸하지도 않는 부처님의 일체 만법이 새겨져 있게 되었고, 명호만 부르면 무엇이든 도와 주시는 관세음 보살님도 계시고, 고통받고 있는 지옥중생 때문에 눈물이 마를 새 없다는 지장보살님도 계시게 되었습니다.
여러 부처님께서 내 마음 속에 있게 되니 지난 날의 망상과 고뇌에 물들어 방황하고 헤매이던 마음을 씻어 버리고 올바르게 사는 길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참마음의 본성을 찾으라는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공부를 열심히 해야되겠다는 생각에 불광 7기 명교사 교육에 아내와 같이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명이 부처님의 무량공덕의 생명이니, 그 마음을 밝게 하라는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절에 열심히 나가게 되니 여러 불자님들과도 대화를 하면 법문 아닌 것이 없었습니다. 아내는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선배님이나 스승님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법문을 들려 주시는 스님들께서는 다름아닌 부처님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수경에 부처님의 위없는 심히 깊은 미묘법은 백천만겁 동안에도 만나기 힘들다고 했는데 이제 나의 마음 속에도 부처님이 계시게 되었으니 부처님의 진실한 뜻 거룩한 진리를 마음깊이 되새기고 부처님의 참마음으로 바른 견해, 바른 생활, 바른 말로 올바르게 살며 일심정근으로 기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을 만난 후로는 전에 없었던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남과 대화를 하더라도 먼저 남의 말을 들어주는 선근도 생겼고, 모든 생활이 전과 같지 않고 명랑해지니 부처님께 더욱 감사드리고, 이 좋은 부처님의 진리를 열심히 배워서 전에 나처럼 부처님을 몰랐었던 분들이나, 인생에 좌절하고 고통받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광명의 빛과 같은 부처님의 진리를 알려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주법계가 불생불멸이고 우주 전체가 불멸이니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의 참 모습이고, 중생의 마음 속에도 그와 같은 참 마음이 있고 중생의 성품도 불성이라고 말씀하신 부처님께 귀의하옵고, 거룩한 진리로 중생들이 올바르게 가는 길을 가리켜 주시는 가르침에 귀의하옵고 부처님 곁으로 인도해 주시는 스님들께 귀의하옵나이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신은영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