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 스님과 함께 읽는 계초심학인문] 14

다워니와 같이 읽는 계초심학인문 誡初心學人文

2017-06-15     서주 스님

14

“향을 사르고 예불하되 모름지기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행하여
스스로의 게으름을 꾸짖으며
대중의 행하는 차례를 잘 알아 어지럽게 하지 말며”

赴焚修호대 須早暮勤行하야 自責懈怠하며
知衆行次에 不得雜亂하며

 

조석으로 부처님께 정성껏 예를 올리는 것은
수행자의 기본입니다.
항상 불은佛恩에 감사드리며
수행함에 조금의 나태함이라도 있었다면
뉘우치고 또 발심합니다.

 

15

“염불하고 축원을 하되 모름지기 글을 외우고 뜻을 관할지언정
단지 소리만 따른다거나 곡조를 조화롭지 못하게 하지 말며
부처님의 존안을 공경히 우러러보되
다른 잡다한 망상과 경계를 떠올리지 말아야 합니다.”

讚唄祝願호대 須誦文觀義언정
不得但隨音聲하며 不得韻曲不調하며
瞻敬尊顔호대 不得攀緣異境이어다.

 

염불이 익어 줄줄 외워도 그 뜻을 늘 새기고 관해야 합니다.
습관처럼 읊지 말고 염불과 축원에
정성과 간절한 마음을 담습니다.
또 대중과 함께할 때는 대중의 소리에 귀 기울여
소리에 조화를 이루도록 합니다.

16

“모름지기 자신의 죄업이 산과 같이 높고 바다 같이 깊은 줄을 알아
마땅히 마음과 몸으로 참회하여 녹여 없앨 수 있음을 알아야 하며”

須知自身罪障이 猶如山海하야
須知理懺事懺으로 可以消除하며

 

다겁생에 알게 모르게 지어왔던 죄업을
어디 산과 바다에만 비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은 그 무량 죄업을 녹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방법은 이참사참理懺事懺입니다.
이참은 실상의 도리를 관하여 죄를 참회하는 것이고,
사참은 예불·송경·절 등의 행위로 참회하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하나 되어 간절하게 진참회를 할 때
악업은 소멸되고 선업은 증장되어 갑니다.

 

17

“예를 올리는 자신과 예를 받는 부처님이
모두 참된 성품으로부터 반연하여 일어났음을 깊이 관찰하며
감응이 헛되지 않되
메아리와 그림자가 서로 따름과 같음을 깊이 믿어야 합니다.”

深觀能禮所禮의 皆從眞性緣起하며
深信感應이 不虛호대 影響相從이니라.

 

능례能禮는 예를 올리는 자신, 소례所禮는 예를 받는 불보살님입니다.
처음에는 나와 부처님이 따로 있고 구할 것과 가피를
줄 것이 따로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진참회를 거듭해서 ‘나’를 차차 내려놓고
진짜 ‘주인공’을 찾아가다보면 어느덧 부처님과 나는
본래부터 둘이 아님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소리치면 메아리 울리고
볕 아래 서면 그림자가 드리우듯 지극히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 사실을 사무치게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