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절 불교대학] 화엄불교대학, 무각사불교대학

불교대학, 새 인연과의 시작

같은 불자라도 불교와 인연이 맺어진 계기는 모두 다르다. 경전 속 부처님의 제자들도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다. 불교대학 입학생들도 다양한 이유로 불교대학과 인연을 맺었다. 전주 금산사 포교당 전북불교회관 화엄불교대학과 광주 무각사불교대학을 찾았다.

| 금산사 포교당 전북불교회관 화엄불교대학

전주시내에 위치한 금산사 포교당 전북불교회관 화엄불교대학(학장 성우 스님). 목탁 소리에 이어 피아노와 바이올린, 오카리나 소리가 강의실을 채운다. 강의 시작 전 예불을 하며 화엄불교대학 보현합창단이 음성공양을 올린 것이다. 40여 명의 학생들이 가지런히 손을 모아 합장을 한다.

“불교대학에 강의를 듣는 신입생들은 대부분 사찰에 등록된 신도들이 아닙니다. 보현사 신도들은 대부분 화엄불교대학을 졸업했어요. 지금 신청하신 분들은 금산 복지원 식구들과 금산 중·고등학교 선생님들, 신도들이 추천한 지인과 비불자들이 대부분입니다.”

화엄불교대학은 불교를 모르는 사람이나 처음 불교를 접하는 이들도 쉽게 입학할 수 있다고 이영배 재무국장은 설명한다. 그렇기에 사중에서 자주 마주하던 신도들이 아닌 새로운 사람들이 많다.

“저는 종교가 없었습니다. 이따금씩 산에 오르는데, 우리나라 산마다 절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사찰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기웃대면서 들러봤습니다. ‘이참에 한번 배워볼까’ 하고 오게 되었어요.”

산을 좋아한다는 신입생 정길수(68) 거사는 사찰에 들릴 때면 염불 소리가 궁금했다. 손을 모으는 의미, 절은 어떻게 하고, 기도는 어떻게 드리는지 궁금해 불교대학을 찾았다. 초심자에게 열려 있는 불교대학이라 배움을 얻으려 입학했다.

“저는 이곳 말고 다른 작은 절에 다니는데요. 불교를 배우고 싶은데 거기는 불교대학이 없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이 어떤 분이신가 알고 싶고, 정확히 불교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29기 신입생인 채영숙(56) 보살도 초보불자로 화엄불교대학에 입학했다.

화엄불교대학은 전북 전주시 덕진구 가리내로 42-11에 위치해 있다. 1989년 개강 이후 2,2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29번째 신입생을 맞이했다.

학장 소임을 맡고 있는 성우 스님은 3년째 직접 불교대학 강의를 한다. 성우 스님이 ‘사찰예절’부터 ‘불교개론’과 ‘부처님의 생애’까지를 강의하며, 특강 때는 김응철 교수가 ‘인도불교 현황’에 대한 강의와 유승무 교수가 ‘불교사회학’을 강의하는 등 전문 교수들을 초빙해 진행한다. 이 외에도 방학 중에는 템플스테이 일정을 정해 학생들이 사찰 생활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불교대학이 낯선 이들도 이내 곧 반가운 이가 될 것이다. ‘옛 인연을 이어서 새 인연을 맺도록’이라는 청법가의 노랫말처럼 화엄불교대학은 새 인연들을 맺는 중이다.

| 무각사 불교대학

“무각사 불교대학(학장 청학 스님)은 정말 특이합니다. 올라오는 입구에 현수막 하나, 경내 한쪽에 현수막 하나. 불교대학 홍보는 그것뿐입니다. 사실 광주 지역은 기독교가 강세이지만, 사람들이 어떻게 알고 무각사 불교대학을 찾아와요.”

입학한 신입생들 중에서도 스스로 불교대학을 찾아온 이들이 많다. 이준엽 처장은 무각사 불교대학을 설명하며 무각사의 공간 특성에 대해 말했다. 무각사는 문화공간을 광주 시민들에게 휴식처로써 개방했는데, 시민들이 이를 이용하려 잠시 들렀다가 불교에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각사가 광주 5·18 기념공원 한쪽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며 지나가는 코스라 더욱 그러하다. 그렇게 사찰을 찾는 이들이 불교와 인연이 되고 스스로 불교를 배우러 온다.

광주의 대표적인 도심사찰 무각사는 광주광역시 서구 운천로 230(쌍촌동)에 위치하고 있다. 무각사 불교대학에서 900여 명의 학생이 졸업했고, 졸업자 중 포교사 자격고시를 통해 150여 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그 비결을 주지 청학 스님의 발원으로 돌릴 수도 있을 것이다. 무각사 불교대학이 첫 신입생을 모집하던 2007년, 그해 새로운 주지로 청학 스님이 부임했다. 청학 스님은 무각사가 바른 가르침을 전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발원하며 매일 기도를 올려 3,000일 회향을 했다. 스님의 원력처럼 불교대학 학생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과정도 예불이다. 불교 예법과 의식을 배우며 마음속에서 신심을 깨우는 게 불교대학 첫 수업이다.

“매주 수요일에 강의가 있습니다. 매월 다른 교수님들이 전문 강좌를 가르칩니다. 주지 청학 스님 외 5분의 교수님이 더 계셔서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죠. 학생들도 여러 방면에서 다채로운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아합니다.”(혜명화, 58, 무각사 종무소)

원각 스님이 『천수경』을 강의하고, 강건기 교수가 ‘불교개론’을 강의한다. 이 밖에도, 현봉 스님의 『반야심경』, 이계표 교수의 ‘불교사’, 연각 스님의 『금강경』 강의 등이 구성되어 있다.

무각사 불교대학 신입생들은 다양한 강의를 듣는 것 이외에도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문화답사ㆍ역사기행답사를 간다. 정규수업의 일정이다. 이준엽 처장의 지도와 안내로 삼보사찰과 역사가 깊은 사찰들을 찾는다. 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와 자원봉사 시간도 정해져 있으며, ‘몸과 마음 알아차림’ 명상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무각사 불교대학은 학생들이 강의실 안에서만이 아니라 직접 부처님 가르침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여러분,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고 다 같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하루 세 번씩 3000일 기도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봤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기도를 하고 있어도 어떤 사람은 똘망똘망 하고 어떤 사람은 정신이 반쯤 어디로 가 있어요.”

청학 스님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며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말했다. 특별한 인연으로 찾은 불교대학에서 특별한 인연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강의를 듣는 불교대학 신입생들은 새 인연을 위해 초발심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