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무형문화 순례] 탑돌이

2017-05-30     김성동

탑돌이

『삼국유사三國遺事』 「김현감호조金現感虎條」에 김현이라는 총각과 어떤 처녀가 탑돌이를 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신라 풍속에 해마다 2월이 되면, 8일부터 15일까지 서라벌의 남자와 여자들은 흥륜사興輪寺의 전탑殿塔을 다투어 돎으로써 그것을 복회福會로 삼았다.” 탑돌이 유래가 1천4백 년이 넘는 셈이다. 후대의 수많은 기록에도 탑을 돌면서 부처님의 공덕과 저마다의 소원을 빌고,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다고 나온다. 그만큼 탑돌이는 오랜 역사 동안 우리 민초들에게 뿌리 깊게 내려 있다.

월정사 탑돌이
월정사 탑돌이

화엄경』에서는 ‘탑돌이를 할 때는 오른쪽으로 세 번 돌아야 한다(右遶塔廟 遶塔三匝)’고 하였다. 『사분율四分律』에서는 석가모니가 수행하던 시절에 마가다국의 왕이 그의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았다고 하였고, 『제경요집諸經要集』에서는 부처님 처소에 가서 세 번 예배한 뒤 주변을 세 바퀴 돌고 공덕을 찬미하는 패찬唄讚을 세 번 부르며 예경했다. 『우요불탑공덕경右繞佛塔功德經』에는 탑돌이의 공덕으로 팔난八難을 피하고, 수명을 연장하고, 내생에 극락에 태어나고, 온갖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등 38가지 공덕을 전한다.

이곳 월정사 탑돌이는 강원도무형문화재 28호로 지정되어 옛 전통의 탑돌이를 계승하고 있다. 스님들과 대중들이 사물과 범패를 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탑 앞으로 모인다. 향탕수香湯水를 오방五方에 뿌려 의례 공간을 정화淨化하며 삼귀의를 한다. 나비춤과 범패, 승무가 이어지며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 스님의 인도로 탑을 중심으로 원을 이루어 모든 대중들이 세 번을 돌아 저마다의 바람과 공덕을 기원한다. 수많은 대중들이 정성으로 쓴 소원지를 소지한 후 탑돌이를 회향한다.

월정사 탑돌이
월정사 탑돌이
월정사 탑돌이
월정사 탑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