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중연화 소식 : 효봉曉峰 스님 간찰簡札

2007-09-14     관리자
편집자주 - 이 화중연화소식(火中蓮華消息)은 경봉 스님과 당대의 선지식이신 용성, 제산, 한암, 효봉 스님들께서 나눈 간찰(簡札)입니다. 수행과 깨달음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나눈 법담이 오늘 족적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화를 남기고 있습니다. 이 귀한 자료들은 경봉 스님의 시자 스님이었던 명정 스님께서 흔쾌히 내주셨고 여기에 풀이와 주(註)까지도 달아주셨습니다.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금강산에서 한 번 뵈온 지 20星霜이 지났습니다.

이제 거의 잊혀가던 중 홀연히 생각이 나서 편지를 쓰려고 붓을 드니 할 말은 많으나 종이가 짧구료.
道友는 병술년 가을에 해인사에 와서 衲子들과 다섯 해를 지냈는데 나도 해치고 남도 해치면서 헛되이 신도들의 施恩만 없애는 것 같아서 이제 비로소 깨달아 살피고 자리를 뜨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靈鷲山 아래 佛之宗家는 나의 先曾翁師龍岳和尙*의 住錫하시던 도량이라 내 비록 불초나 감히 옛 어르신의 자취를 사모하여 이제부터는 남은 생애를 그곳에서 마칠까 하나이다.

뒤늦게 서로 만난 감이 없지 않지만 어찌 宿生의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삼월 열흘께 한 번 찾아 뵈옵고 이제까지 소홀하였던 것을 사과하고 함께 지내기를 원을 세웠으니 물리치지 마옵소서.
남은 말은 대법체 정안하시길 빌 뿐입니다.

정월 25일

道友 曉峰 올림

龍岳:(1830 ~ 1908) 조선 말기 스님. 法名 慧堅, 속성 김. 강원도 사람. 어려서 중이 되어 석왕사에 오래 있으면서 경전을 연구, 후배들을 제접하다. 1897년 양산 통도사로 옮겼고, 1899년 해인사에 가서 『高麗藏經』 4部를 印出하여 통도사.해인사.송광사에 1部씩 나누어 모시게 하다. 하루에 한 번 먹기를 오래 계속, 융희 2년 통도사에서 죽다. 나이 79.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김은영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