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2017-05-15     최배문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포항 오어사, 자장암, 원효암, 오어지 둘레길
 
원효가 다녀간 그 길 위에 서다
 
원효 대사와 혜공 선사가 수도하면서 산봉우리를 구름 사다리로 왕래해 이름 붙여졌다던 운제산雲梯山(478m). 운제산에는 오어지吾漁池를 맞대고 있는 오어사吾漁寺와 기암절벽 꼭대기에 둥지처럼 내려앉은 자장암慈藏庵, 사색하기 좋은 오솔길이 있는 원효암元曉庵, 오어지를 끼고 돌 수 있는 걷기 좋은 둘레길이 있다.
 
오어사 주차장의 초입. 흔들다리 맞은편에는 자장암 가는 길이 나온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산봉우리 법당이다. 삼면이 절벽인 암봉 꼭대기에 자리 잡은 암자이지만 산자락을 따라 150m, 약 15분이면 오를 수 있다. 계단 초입부터 세월이 엿보이는 오어사 부도탑이 길을 안내한다. 잘 정비된 계단, 푹신한 흙, 나무뿌리, 돌계단이 번갈아 나오며 발바닥의 감각을 깨우고 걷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자장암에 올라 절벽 끝에서 내려다보면, 눈앞에는 툭 터진 하늘이, 눈 아래에는 반짝이는 오어지와 운제산 자락이 펼쳐진다. 절경이다. 관음전과 나한전을 거쳐 뒤편으로는 1998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 놓은 세존진보탑이 있다. 부처님께 참배 후 경치를 감상하며 다시 내려오기를 15분. 오어사다.
 
오어사는 신라시대 사찰로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몇 안 되는 현존 사찰이다. 신라 진평왕  때 세운 절로 자세한 창건내력은 알 수 없지만, 신라의 네 고승, 원효와 혜공, 자장과 의상이 수도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오어사에서 유심히 볼 것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52호인 대웅전과 보물 제1280호 오어사 동종, 원효 대사가 사용했다는 삿갓과 숟가락이다. 대웅전은 조선 영조 17년(1741)에 중건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 형식의 팔작집으로, 천장이 화려하게 조각돼 있고, 정면의 꽃창살에 새겨진 국화와 모란이 그윽한 멋을 더한다. 오어사 동종은 고려 고종 3년(1216)에 주조된 신라종 형식의 전통이 엿보이는 동종으로 원효 대사의 삿갓과 숟가락과 함께 오어사 유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오어사의 해수관세음보살 뒤로 나 있는 다리를 건넌다. 이 길을 따라 600m를 걸으면 원효암이다. 원효암 가는 길은 약 20분,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걸을 수 있는 낙엽 바스락한 숲길이다. 길을 걷다가 주위를 돌아보면 햇빛에 반짝거리는 오어지와 오어사, 절벽 위 아스라이 얹어진 자장암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오어지를 끼고 타박타박 걷는 둘레길도 있다. 오어사 입구의 흔들다리를 지나 오어지를 끼고 걷는 둘레길은 원점회기코스로, 전체는 7km, 약 2시간 동안 운제산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완만하고 평탄한 숲길로 잘 정비된 데크와 함께 곳곳에 쉼터가 있어 아이 손을 잡고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남생이들이 볕 쪼임을 하는 남생이 바위와, 하늘 위 높고 곧게 뻗은 메타세콰이어길 등이 볼거리를 더한다. <자장암-오어사-원효암-오어사>까지는 참배 시간까지 여유 있게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 [한국의 순례길] 포항 오어사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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