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살행론과 함께 머물러보기] 보리심을 위한 공양

2017-04-20     재마 스님

보리심을 위한 공양

聞  -  삼보께 올리는 공양
보배 같은 보리심을 얻기 위해 무한한 공덕의 바다인 모든 부처님과 성스러운 가르침과 불자의 모임인 승가에 지성으로 공양하나이다. (2-1)

思  -  삼보三寶, 세 가지 보배
샨티데바 스님은 탐욕과 성냄과 무지의 병을 낫게 하는 최고의 영약을 보리심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보리심은 모든 이들이 최고의 행복인 깨달음을 얻기 위해 스스로 깨달음을 이루겠다는 귀하고 보배로운 마음입니다. 

보리심은 붓다께서 가장 먼저 일으키시고, 우리 모두에게 그 마음을 일으키는 길을 알려주셨기에 그분을 무한한 공덕의 바다라고 부릅니다. 붓다께서는 깨달음을 이루시기 전에 무량한 세월 동안 모든 존재를 이롭게 하는 바라밀행(보살행)을 하셨습니다. 그분의 바라밀행은 지혜와 자비를 나누고, 윤리적인 행동을 하며,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선한 의도를 일으키고 자라게 하는 정진과 존재와 존재 이유를 탐구하는 고요한 시간을 가지고, 마침내 물질과 정신이 상호 의존하고 조건과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무상·고·무아의 지혜로 완전히 자유로워지셨습니다. 자비심으로 모든 이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원을 세우시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과 힘을 기르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존재는 고통을 싫어하고 행복을 원하는 평등한 성품을 가지면서도 각각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그러므로 보리심(붓다의 성품)은 바라밀행을 통해 싹트고 자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성스러운 가르침은 고통의 원인인 탐욕과 성냄과 무지에서 벗어나 최고의 행복으로 이끌어 줍니다. 

이러한 붓다의 길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이들이 불자이며, 이들의 모임이 승가입니다. 다시 말씀드려 승가는 출가자뿐 아니라 보리심을 일으키고 보리심을 자라게 하려고 탐욕과 성냄과 무지를 줄이고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불교에서는 이 세 가지를 가리켜 삼보三寶, 즉 세 가지 보배라고 합니다. 샨티데바 스님은 보리심을 일으키기 위해 이 세 가지 보배께 귀의하고 공경하며, 공양 올리기를 깨달음의 정수에 이를 때까지 하라고 하셨습니다.

修  -  첫 번째 공양 : 세 가지 보배 발견하는 눈 기르기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열 가지 바라밀 중 한 가지라도 실천하는 사람은 보살입니다. 붓다의 성품을 자라게 하는 사람입니다. 삶의 지혜를 탐구하고 재화를 나누는 사람, 역逆경계나 순順경계를 자신의 성장과 배움을 위한 가르침과 자원으로 삼는 사람, 윤리적으로 사는 사람, 고통을 참고 견디는 사람, 선한 의도가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는 사람, 고요하게 존재를 탐구하는 사람, 집착 없이 자유롭게 사는 사람, 자비심으로 타인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결심과 발원을 하는 사람, 그 고통에 함께 머무르는 사람, 고통을 벗어나도록 행동으로 돕는 사람,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기여하는 사람, 공동선을 위한 기여 방법을 모색하고 노력하는 사람, 모든 사람의 성향이 다름과 다양함을 알고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날마다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이러한 열 가지 바라밀행을 비추어 관찰해보십시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붓다의 갖가지 성품을 실현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려 보십시오. 누구든 이 열 가지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보살이 아닌 사람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자신과 그분을 다시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자신 안에 있는 붓다의 성품, 타인 속에 있는 선함에 대해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시야가 넓어지게 하십시오. 또한, 오늘 만난 그분의 성스러운 가르침은 어떤 것이었나요? 나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비추어주고 변화시키는 가르침은 무엇이었나요? 그 가르침을 알아차리고 삶에 적용하는 안목을 키워보시길 권합니다. 

聞  -  귀의와 공경, 헌신의 표현인 공양

저는 마음으로 정미롭게 관상하여 모든 사람보다 뛰어나신 부처님과 불자들께 공양 올리옵나니 성스러운 공양의 대상이신 자비로운 분들이시여…(중략) 저는 숙세에 복덕을 닦지 않아 매우 가난하고 달리 공양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사오니, 중생을 보호해 주시는 자비로운 구세자시여, 이 모든 것을 저를 위해 당신의 위신력으로 받아주소서. 승자이신 부처님과 불자들께 모든 생을 통해 제가 얻게 될 저의 모든 것을 바쳐 공경하는 마음으로 헌신하오니, 최고의 승자들이시여, 저를 받아주소서. 제게 있는 모든 것은 당신의 것이므로 윤회에서도 두려움 없이 유정을 이롭게 하겠사오며…. (2:6~9) 

思  -  공양, 상상과 실제로 올리기

샨티데바 스님은 매우 가난한 사람도 상상想像과 관상觀想으로 불법승 삼보께 공양 올릴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우리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상상을 통해서 공양 올리는 것이 실제와 다르지 않음을 말해줍니다. 

『입보살행론』 2장 2~5절에서 이 세상의 아름다운 자연, 숲, 산, 대지, 꽃과 계절의 풍성한 곡식과 열매를 맺은 나무들, 진귀한 보석과 치유를 위한 모든 약과 호수와 연못과 우아한 백조의 노랫소리 등 주인 없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상상해서 불보살들께 공양을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나아가 『티베트의 지혜』의 저자 소걀 린포체는 “당신의 육신 전체와 존재 자체를 누구의 욕망과 바람이든 성취해 주고, 그가 갈망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공급해주는 보석으로 바꾼다고 상상하라.”고 일러줍니다. 우리 자신이 타인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여의수如意樹가 되는 것도 공양을 올리는 탁월한 방법입니다. 

2장 10~22절까지는 우리가 행동으로 공양 올릴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온갖 아름다운 도구로 진행하는 목욕과 그윽한 향의 얇고 성스러운 옷과 장신구, 향, 꽃, 맛난 음식과 차 등을 올리는 공양입니다, 정화한 대지(바닥)에 향을 바르고 아름다운 꽃잎을 뿌리고, 음악과 장식품으로 공간을 장엄하고, 일산日傘을 통한 그늘을 부처님께 공양 올립니다. 문수사리보살과 보현보살께서 승자이신 부처님들께 공양 올리신 것처럼 우리도 그와 같이 관상하여 보호주이신 부처님과 불자들께 공양하라고 하십니다.

샨티데바 스님은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모든 생을 통해 얻게 될 모든 것을 바쳐, 공경하는 마음으로 헌신하는 자신을 바쳐’(2:8), 유정들을 이롭게 하는 공양을 올리라고 합니다. 이는 우리 존재가 꽃피고 아름다울 때의 환희뿐 아니라 고통스럽고 터널 같은 어두운 시간도 포함한 헌신을 말합니다. 또한, 일체중생의 온갖 근심과 고뇌를 완화하고 이롭게 하는 의도의 말과 행동을 포함합니다.   

修  -  모든 시간, 모든 것으로 공양 올리기

최상의 스승이신 보배로운 부처님께 자신이 좋아하는 세상의 온갖 진귀하고 고귀한 것, 아름다운 것을 상상으로 공양 올려보시길 권합니다.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귀하고 아름다운, 공양에 어울릴 만한 것을 상상과 실제로 바쳐보십시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듣고 맛볼 기회가 있을 때, 그것을 불보살들께 먼저 보여드리고, 들려드리고, 맛보시라고 공양 올린 다음 자신이 보고 듣고 먹도록 해보십시오. 하루 세 번 식사 시간 전 불보살님께 공양 올리는 것을 기억하고 실천해보시길 권합니다.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거나, 아름다운 것을 바라볼 때, 꽃향기를 맡는 순간에도요. 

다음으로 최상의 귀의처인 보배로운 붓다의 가르침에 공양 올려보시길 권합니다. 그 방법은 불법을 듣고, 사유하고, 찬탄하고, 다른 이들과 나누고, 수행하여 불법이 지속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경ㆍ논과 스승들의 법문을 얼마나 자주 듣거나 읽고,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는가요?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10분씩이라도 경전을 독송하면서 찬탄과 공경, 귀의의 공양을 올려보시길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최상의 인도자 보배로운 보살승가에 올릴 수 있는 작은 공양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스승이나 선생님께 올리는 한 통의 편지나 문자공양, 연로하신 부모님을 돌보는 목욕공양, 작은 성공을 이룬 이들에게 기쁨과 칭찬공양, 필요한 이들에게 옷과 생필품을 지혜롭게 나누는 공양, 관계를 윤택하게 하는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의 음성공양과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시선의 표정공양, 방향을 찾는 이들에게 밝은 빛을 비추어 주는 열린 질문공양, 주 1회 시설이나 단체에서 하는 봉사공양, 고통의 현장에 동행하는 공양 등을 정성으로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이외에 각자의 삶의 자리가 초대하는 창조적인 공양을 올리면서, 이 공양은 오직 보리심을 얻기 위한 씨앗임을 기억하시고, 행복의 원인을 심는 ‘봄(春)’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재마 스님 

중앙승가대학교에서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불교의 사회참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움직이는 법당, 춤추는 절을 꿈꾸며, 매주 소마명상여행을 이끌고 있다. 또한 종교를 초월해 ‘마음비추기’ 피정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완화의료(암)병동에서 매주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위한 영적 돌봄 봉사를 하고 있다. 박사논문으로 「사무량심의 가치 재발견과 체화프로그램 개발연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