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나타난 큰스님

2001-12-24     관리자

[꿈에 나타난 큰스님]

경봉 큰스님을 따르는 어느 보살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꿈 속에 큰스님이 나타나시더니 보살님 보고 지금 집에 불이 났는데 얼른 일어나 안 끄고 뭐하노? 라고 호통을 치시더랍니다. 깜짝 놀란 보살님이 일어나 보니 정말로 집안에 불이 붙고 있더라나요? 그래서 얼른 이웃을 깨우고 신고를 하여 다행히 큰 불로 번지기 전에 무사히 불길을 잡았는데...
나중에 이 말씀을 드렸을 때 큰스님은 그냥 크게 웃으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슨 일이 있을 때 꿈에 누군가가 나타나는 일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오시는 것이야 자손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이 이야기와 같이 큰스님처럼 자신이 존경하는 분들이 난데없이 오셔서 우리를 일깨워주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정말 그 분들이 그렇게 오신 것일까요? 아니면 단지 나의 환상에 불과할까요? 또 그 분들은 높은 도력으로 일부러 그러신 것일까요?
그런데 나중에 여쭤 보면 사실 당사자는 그런 일을 전혀 아시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우주의 본성은 생명을 잉태하고 성장 시키려는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밝은 기운이 사람이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그 사람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형상으로 화해서 나타납니다. 그래서 동양인에게는 동양 사람의 모습으로, 서양인에게는 서양인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또 불교를 믿는 분에게는 신장이나 불보살로 나타나고 기독교를 믿는 분들에게는 천사나 돌아가신 예언자들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지금과 같이 평소에 어떤 사람이 존경하고 따르는 분 등으로, 가장 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분의 모습으로 화해서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나타나는 분들은 물론 평범한 분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마음을 닦은 분들로, 그 마음이 우주의 본성과 많이 닮아 있는 분들입니다. 즉 탐욕 속에 내 이익만 위해 사는 우리와 달리, 늘 모든 생명을 살리고 성장 시키려는 어진 마음으로 가득 찬 분들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내 꿈에 나타나는 그 분은 함부로 생각할 분은 아닙니다. 그 분은 평상 시 알게 모르게 내가 흠모하는 분일 뿐 아니라, 마음 공부를 많이 하여 만인들로부터 그런 공경을 받아도 결코 모자람이 없는 그런 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여나 꿈에라도 그런 분이 나타나시어 가르침을 주시면, 당연히 그 자리에서 감사와 찬탄의 마음 일으키고 더 큰 정진 올릴 것을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