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환경문제와 그 대책

풍경소리

2007-09-14     관리자


최근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적으로 재고되어 생물종의 멸종,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 등 지구적 규모의 환경문제(Environmental Problems)와 수질오염에 따른 낙동강 식수파동과 물고기의 떼죽음 및 폐기물 매립지를 둘러싸고 발생되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운동 등 국가적, 지역적 규모의 환경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그리하여 여러 방면에 걸쳐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약한 실정에 있다.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종합과학적 접근방법(Multidisciplinary approach)이 마련되어야 하고, 또한 인간 스스로가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라는 입장에서 우리는 환경오염의 복잡성과 양면성을 직시하여야 한다.
이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나 기업, 그리고 각 환경관련 유관단체만이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입장이 아니라, 각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 스스로가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각기 주인의식을 가지고 대처하여야 할 때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각 사찰에서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현대문명의 시대적 병고(病苦)인 환경고(環境苦)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만 한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사찰환경은 산 좋고, 물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맑고 깨끗한 청정도량을 유지해 옴으로써, 정법을 드러내는 정신적 수도도량으로써 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산자수명한 자연환경과 어울려서 오늘날의 세대에겐 잊혀진 고향으로서, 그리고 기존의 자연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자연 자체로서의 아름다움과 본질적 가치를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공원 내 사찰 및 경승이 뛰어난 사찰의 경우 관광지화되어 사찰 주위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쓰레기 발생 등으로 인한 악취 및 혐오감, 그리고 주위 계곡의 오염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바, 사찰 환경보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종합적인 관리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그러면 사찰지역에서 발생되는 환경문제는 어떠한 점들이 있는가?
우선 사찰환경이 문제점으로 첫째 사찰지역 자연림(自然林)의 훼손 및 파괴문제다. 대부분의 사찰이 산 좋고 물 좋은 경승지에 위치함으로서 이용자들이 많아져 사찰지역의 나무나 화초, 그리고 몰지각한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해 사찰지역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또한 최근 사찰 인접도로의 신설 및 포장과 함께 사찰 이용자 수의 증가로 인하여 수백 년 동안 유지되어 온 사찰지역의 자연림의 훼손과,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훼손되거나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공단 및 대도시 주변사찰의 경우 대기오염의 악화로 인한 산성비(Acid rain)의 발생은 산림의 감소와 함께 목조 및 석조로 이루어진 문화재들을 훼손시킬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둘째 사찰지역의 수질오염(水質汚染)문제이다. 우리나라 사찰의 대부분이 산자수명한 곳에 위치함으로써 비교적 유명한 관광지나 유원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계곡 및 하천에서 이용자들의 무분별한 행동과 불법취사행위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와 사찰 내에서 발생되는 생활하수와 분뇨정화조 유출수, 그리고 여관, 음식점 등 사찰 주변 집단시설물의 생활하수로 인접지역의 계곡이나 하천이 오염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계곡 물 속의 바위나 자갈에 덮인 미끈한 물이끼를 봐서도 알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음식물 찌꺼기가 떠다니고, 악취가 나는 경우도 볼 수가 있다.
아직까지 산중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 지역의 계곡이나 하천은 수량이 많고 희석 등의 자정작용에 의해 쉽게 정화되기도 하나, 일부 수량이 적고, 자정능력이 풍부하지 않은 사찰 내외의 계곡이나 하천은 하수도화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수려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연못(池)을 조성하여 친수(親水)환경을 창출하고 있으나, 사찰 경내에 존재하는 연못의 대부분이 관리 소홀과 전문적인 지식의 부족 등으로 유입수와 유출수의 배수가 안 되고 수질악화 등으로 인한 부영양화 현상으로 물이 많이 혼탁해짐으로써 오히려 사찰환경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셋째 사찰지역의 쓰레기문제이다. 사찰이나 유명 관광지를 탐방하는 이용자들은 겉으로는 환경보존적으로 보이나, 실제적으로는 환경파괴적인 행동을 많이 나타내고 있음을 특히 쓰레기의 투기행위에서도 볼 수가 있는데, 이러한 무분별한 사찰지역에서의 이용자 수의 증가는 부수적으로 쓰레기 발생량의 증가를 수반시키고 있다.
승가에서는 분소의, 바루공양 등 무소유적인 삶은 그 자체로 환경보존적 생활양식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입장에서, 사찰지역에서의 쓰레기 발생으로 인한 혐오감은 아이러니컬하기도 하다. 버리고 간 쓰레기의 대부분이 이용자들의 음식물 찌꺼기와 비닐봉지, 그리고 빈 병과 깡통 등인데 이것은 특히 주말이나 휴일의 경우 준비돼 있는 쓰레기통이 가득 차 있어도 그 주위에 던져두고 감으로써, 사찰 주위를 더럽히고, 악취 등을 발생시킴으로 청정한 도량으로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넷째 사찰지역의 소음(騷音) 문제이다. 이용자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한 소란과 소음으로 인해 수행처로서의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것은 사찰 주위가 유원지화 되어 심한 경우 고성방가 놀이터로 변함으로써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찰지역의 환경문제는 앞으로도 사찰지역의 환경보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재고되지 않으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로부터 사찰은 불교교리와 승가집단의 자치규범에 의해 자연친화적인 환경관리를 사찰 스스로 유지하여 왔으며, 우리나라 사찰의 자연환경은 아직 오염이 그리 심하게 진행되지 않아 비교적 양호하므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좋게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또한 사찰지역 내의 환경오염 문제의 대부분이 자체적 발생요인이라기보다는 외부 이용자들에 의한 외부적 요인이 큰 바,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찰환경보존을 위한 사찰 스스로의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청정한 도량으로서의 사찰환경을 보존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관심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그 실천방안으로 사찰 내 환경오염문제는 사찰 내에서 처리한다는 기본원칙 하에 종단이나, 교구본사사찰을 중심으로 관련 전문가들과 사찰 관계자들의 과학적인 연구에 의한 자연환경조사 및 환경용량 등을 포함한 사찰환경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현 시대인 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에게 청정한 도량을 유지 보존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사찰 내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책으로는 자연림의 조성, 간이정화시설의 설치 및 쓰레기통의 철거 등을 통한 사찰환경보존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실시되어 사찰지역의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또한 사찰지역을 찾는 불자와 일반 이용객들도 사찰주위의 자연과 문화유적들이 우리시대의 최후의 자연적 보루이며, 우리의 선조들이 수천 년에 걸쳐 가꾸어온 귀중한 자연적 문화적 정신적 유산임을 자각함과 함께 사찰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청정한 종교적 수행도량임을 인식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하여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불교의 수승한 기본원리에 입각한 사찰환경대책의 마련은 이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시대적 요청이자 활동사항이며, 사찰 스스로의 기본적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기존의 쓰레기 수집 및 청소의 개념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찰 스스로가 사찰 내의 환경문제를 해결하여 청정한 수도 도량으로 가꾸어 감으로써 현재의 쾌적한 사찰환경을 유지하고, 미래의 분위기를 창출시켜 간다는 의식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운동이 불법구현을 위한 오늘의 구체적 실천운동으로 전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기사는 불광 사경불사에 동참하신 배지숙 불자님께서 입력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