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순례기] 캄보디아 1. 불교 유적 앙코르

불국토 순례기 - 세계의 불가사의, 캄보디아의 불교 유적 앙코르의 기적을 보라

2007-09-13     관리자

시엠렙 (SIEMREAP)은 앙코르 왓트의 사하촌(沙下村)같은 소도시이다. 마치 별장지대처럼 울긋불긋한 호텔과 페스토랑, 그리고 작은 강을 끼고 이어진 목조 주택이 드높은 열대성 나무들 사이로 아름답기만 하다.

아담한 호텔에 여장은 풀었을 때도 가슴은 프놈펜에서 타고 온 비행기 엔진처럼 두근거리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불교유적, 오랜세월 갈망해온 그 웅자가 30분 거리에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우리 일행은 긴장과 고초 끝에 마침내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크메르군과 캄보디아 정부군의 전란도 구정연휴에는 쉼직하리라는 기대하에 비자도 없이 설날을 앞두고 나섰던 여행은 베트남 호치민 시를 거쳐 3일간이 우여곡절 끝에 이룰 수 있었던 무리한 행보였다.

그러나 1천 1백 년 전 사방 5백 리의 드넓은 평원에 세워졌던 크메르 제국의 수도 ‘알코르’(앙코르는 ‘수도’라는 뜻을 지님)는 제국이 멸망한 지 5백 년이 지난 지금도 ‘앙코르 왓트’(왓트는 ‘사원’이란 뜻)와 함께 세계인의 가슴 속에 살아, 경이와 찬탄을 불러 일으키는 최대의 불가사의가 되었다. 그 심장부에서 우리는 지는 해를 보며 감동에 떨며 밤을 보냈다.

동남 아시아 최대의 제국 ‘크메르’

9세기경 고대 크메르 인은 발달된 과학농법과 풍요로운 문명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제국을 건설한다. 오후 6세기 동안 앙코르를 기점으로 현재의 캄보디아를 비롯하여 남쪽으로는 메콩델타, 북으로는 라오스 그리고 서쪽으로는 태국까지 걸치는 광대한 영토를 하나로 규합하는 전성기를 갖는다.

수도 앙코르는 제국의 핵심이었고 사방 5백리의 기름진 평원은 잘 개발된 수도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답고 거대한 석조 사원으로 가득한 채 무려 1백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큰 도시가 된다. 열대 특유의 기후 속에서 깊은 정글에 묻힌 채 지금도 남아있는 아름다운 석조건물은 인간이 만든 업적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가 되었고 불교유적으로는 세계 최대가 되었다.

비라이(Baray)라고 하는 저수지, 그리고 건물마다를 둘러싸는 해자, 물을 끌어올리는 수력기구의 제조기술로 건기와 우기의 문제점을 해결한 수로도시, 앙코르의 건설도 신비이지만 인근 수백 킬로 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석재를 어디선가 옮겨와 축조한 신비의 사원들은 현대의 첨단 기술을 비웃듯 홀연히 존재하고 있다.

1431년 앙코르는 크메르의 멸망과 함께 정글로 덮이고 문명의 세계에서 사리져 갔다. 당시 불교신자와 힌두교 신자들의 성지순례처로 비밀스럽게 전해져 온 이 영광이 다시금 세인의 이목을 집중케 된 것은 불과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 1960년 헨리모호(Henri Mouhot)에 의해 발견되고부터였다. 그리하여 고고학자 종교학자, 건축학자들의 경원의 대상으로 부각된 이곳에 대하여 어느 학자는 이렇게 기술했다.

“크메르는 중국과 같은 행정?교육?윤리에 관한 체제를 남기지 못했다. 인도와 같은 문학?종교?철학의 체계도 없었다. 그러나 동양적 건축과 장식은 극체에 이르고 있다.”

수미산을 상징하는 앙코르 왓트

앙코르의 중심은 앙코르 왓트가 된다. 그들에게 있어서 왕은 범천(梵天)을 대신하는 신이었고 그 지상의 신이 사는 도시의 중앙은 당연히 수미산이어야 했다. 수미산은 우주의 중심이고 신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도시는 앙코르 왓트를 중심으로 우주를 표현하고 모든 사원은 신의 세계를 상징하게 된다.

사회학자들은 이 유적에 대하여 세계의 어느 것과도 비유할 수 없는 압도적인 시각적 아름다움과 영적인 장엄함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영적인 장엄함, 드것은 지금도 안개처럼 피어오르며 방문객을 감싸 안는다. 아침해가 떠오르는 시각, 앙코르 왓트를 둘러싼 해자 앞 숲을 벗어나 탁 트인 대로에서 차를 내리며 바라 본 사원은 고요?신비?장엄 그것이었다.

수미산을 상징하는 높이 65m의 중앙탑은 사방의 탑기가 우뚝하고 그 아래에는 층층이 겹쳐진 건물이 붉은 열대의 태양을 등지고 실루엣으로 떠오르며 준 감동은, 주위에서 서성이는 무장한 군인들, 혹은 장갑차의 수산한 분위기를 일소하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진한 향기가 되었다.

왓트를 둘러싼 사방의 석별은 가로가 1.5km, 세로가 1.3km, 다시 그 밖은 넓이 1백 m가 되는 물이 가득한 해자가 사방을 보호하고 있었다. 해자를 넘는 다리 입구에는 t호신을 상징하는 나가(Naga)의 머리가 높이 솟았다.

우리 일행은 한참이나 서서 떠오르는 태양 앞에 점점 그 윤곽을 드러내는 고대 크메르 인의 영적 세계, 힌두이즘의 정수에 넋을 잃었다.

 

본 기사는 불광 사경 불사에 동참하신 문미호 불자님께서 입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