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학생의 입대 거부

2001-09-20     관리자

[이스라엘 학생의 입대 거부]

9월 10 일 자 신문에는 격렬해 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피의 보복' 과 함께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테러를 일삼는 군대에는 갈 수 없다" 며 이스라엘 고교생 62 명이 입대를 거부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군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토지 수탈, 가옥 파괴, 재판 절차를 무시한 체포와 처형, 고문 등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런 테러 행위에 동원되는 일을 양심 상 거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열정적 애국심으로 가득 한 나라라고 알려 진 이스라엘에서 이런 일이 있다는 게 다소 의외인 듯 하지만 진리의 관점에서 살펴 본다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전쟁에서 적을 죽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오히려 나라를 위하는 것이므로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자살 테러도 이와 같은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 민족을 위해 내 한 몸 희생하는 것은 의로운 일이요 그런 이유로 당연히 천국에 태어 날 것으로 믿습니다. 국익을 위한다는 명분 하의 반인륜적인 범죄가 대개 이런 믿음 아래 저질러 지고 정당화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애석하게도 진리의 세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입장에서는 나의 행위가 내 가족, 내 겨레를 위하는 것이지만 남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릇된 믿음과 증오 속에 이루어지는 이런 일은 진리의 세계에서는 어디까지나 생명을 죽이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그 인과는 피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비록 내 조국을 침범하는 적군에 대항하여 상대방을 죽이는 것이지만 이런 과정에서 맺게 되는 살생의 인과는 언젠가는 내가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저 내 민족을 위한다는 믿음 아래 함부로 나를 죽이고 남을 죽일 일은 아닌 것입니다. 진리의 세계는 그만큼 냉정합니다.

지금 벌어지는 죽고 죽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피의 보복은 그러므로 비극입니다. 천국에 간다는 것은 달콤한 유혹에 불과할 뿐 죽이는 사람이나 죽는 사람이나 언젠가는 그 인과를 반드시 서로 갚아야만 하고, 생을 바꾸면 옛 일은 까마득히 잊어 버려 앙갚음을 하는 이도 앙갚음을 받는 이도 왜 주는지 왜 받는지를 모르니 모두가 고통스럽고 슬픔만 가득 합니다. 먼 미래가 아니더라도 당장 죽이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가족과 친지에 엄청난 아픔과 슬픔을 안겨 주지 않습니까?

우리는 나에게 이익이 된다고 함부로 하면 안되듯 내 지역, 내 가문, 내 겨레에 이롭다고 진리에 어긋난 일을 하면 안됩니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어디까지나 '진리의 관점'에서 진리와 어긋나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나도 살고 남도 살고 우리 모두에게 비극적 인과가 맺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이스라엘 학생들의 입대 거부는 참 현명한 판단인 것 같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겪을 고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가진 분들이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양 쪽 진영에서 많이 나올 때 현재와 같은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은 끝을 맺고 모두가 사는 평화의 장이 열리게 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