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 이야기

2001-09-17     관리자

[영화 '친구'이야기]

'아이다, 친구끼리 미안 한 거 없다~' 는 대사로 유명한 영화 '친구'를 저는 비디오로 겨우 봤습니다. 한편으로는 폭력을 미화(?)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역시 전국에서 800 만명이나 되는 분들이 이 영화를 본 이유가있음을 뚜렷이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친구'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그 중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 번 째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입니다. 군더더기가 거의 없는 이야기진행과 상징성이 강하게 응축된 화면, 그리고 사건을 배우들의 '설명'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해를 시키려 하기보다는 필연적 사건의 진행을 화면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관객 스스로가 그 이유를 생각하게 하는 연출력등이 특히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주제의 선택입니다. 형식은 조직 폭력배들의 의리와 갈등을 빌렸지만 실지로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람이 성장하면서 필연적으로 초래되는 '인간 본성의 오염'과 본성을 지키고자 하는 ' 평범한 인간들의 몸부림' 이 아닌가 합니다.

친구 사이의 우정으로 표현되는 인간의 맑은 본성은 그 자체가 사람들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 하는 말입니다. 학창 시절 누구나 주고 받았던 우정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인간성의 표현' 그 자체일지니, 결과를따지지 않는 인간 관계란 순수했던 학생 시절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루기 어려운 일일테지요....
그래서 친구끼리는 미안한 것도 없고 친구는 다정하고 모든 허물을 덮어 주며 친구는 만나면 그저 늘 좋기만 한 존재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또한 친구의 이런 너그러움은 점점 오염되고 탁해져만 가는 나를 되살려 주고맑았던 그 시절로 되돌아 가게 해 줍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알게 모르게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으로 우리에게 전달됨으로써 누구나 '나의 이야기'로 느끼며 그렇게 많은 이들이 열광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친했던 친구 둘이 서로 적으로 변해 가고 그런 둘 사이를 지켜 보는 또 다른 친구들의 안타까운 눈초리는 오염되어 가는 현실과 그 현실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어하는 우리 모두의 소망을 대변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만, 끝으로 영화 속 친구들의 관계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대로라면 준석이와 상택이의 관계는 전생에 부부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사이가 마냥 좋았던 부부는 아니고 아마 남편이 헌신적인 부인 속 깨나 썩혔을 가능성이 높지요. 전생의 부부가 현생에는 친구로 만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과거 인연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이해하고 도와 주는 애틋함으로 오게 되었으리라 봅니다.

실지로 밝은 분들의 말씀으로는 이런 일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성철스님과 청담스님은 나이 차가 십 년이나 나는데도 두 분 사이엔 허물이 없었지요. 성철스님은 농담처럼 청담스님과 당신은 전생 부부라는 말씀을 곧잘하셨지요.

어? 안 믿기신다고요?
글쎄, 그래서 이건 '믿거나 말거나' 라고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던가요???...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