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화] 화엄사 구층암 신중탱

*한국의 불화 설명

2007-09-01     안장헌
화엄사 구층암 신중탱화

조선 후기. 크기 169*113cm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화엄사

신중(神衆)이란 불교의 외호신(外護神)으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성도하시기 이전의 모든 신들이 성도하신 이후에는 부처님께 귀의하여 불법을 수호하는 선신(善神)이 되었다. 따라서 불교토착화 과정에서 신중신앙은 불교의 민간신앙으로 뿌리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이 구층암의 신중그림은 제석천을 중심으로 한 하늘의 신들을 상단에 도설(圖說)하고 위타천(韋陀天 즉 天龍)을 중심으로 한 신장들을 하단에 도설한 제석천룡(帝釋天龍)그림이다.

그림의 상단에는 합장을 한 제석천을 중앙, 그 좌우에 일궁천자(日宮天子)와 월궁천자(月宮天子)가 협시하고 그 둘레로 금강밀적(金剛密跡), 용왕(龍王)과 동자상(童子像)들이 등장하였으며, 하단에는 날개깃이 달린 투구를 쓴 위태천을 중심으로 좌우에 무장을 한 신장들이 배치된 비교적 단순화된 신중 그림이다.

홍색과 녹색을 주로 쓰고 황색과 청색을 적절히 사용했는데 전체화조는 무겁고 탁한 색조를 이루었다. 화기(畵記)가 탈락되어, 확실한 조성에 관한 내용과 화사(畵師)를 알 수는 없으나 그림의 화조와 등장인물들의 표현 등으로 미루어 조선시대 말기(18~19세기)에 그려 모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글 = 안장헌 (신구전문대, 서울 교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