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기도의 공덕

신행수기

2007-01-23     관리자

백중기도는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신통제일인 목련 존자께서 지옥에 계신 어머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스님들께 공양을 올린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불광사에서도 49일 동안 조상천도 위패를 올리고 용맹정진 기도를 한다. 이 기간에는 불자님들이 온 정성을 다해 독경기도를 한다. 사시기도에 참석하지 못하는 직장인이나 불자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벽기도와 저녁예불 때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민족의 조상에 대한 공경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해준다.
“생전에 잘 모시지, 돌아가신 후에 그렇게 열심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간절한 마음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기도 공덕은 영가에게 3할, 기도한 이에게 7할이 간다고 하니 따지고 보면 자기가 지어서 자기가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기도는 자기를 성장시키고 성숙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진실한 기도는 헛됨이 없다
10년 전 친정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무렵의 일이다. 친정에서 연락이 왔는데 아버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는 내용이었다. 불광사에서 알게 된 보살님 세 분과 함께 부랴부랴 친정(부산)으로 갔다.
밤 10시 도착, 같이 가신 보살님께서 지장기도를 하자고 제안하셨다. 우리는 12시까지 기도 1독을 끝냈고 다음날 다시 또 1독을 마쳤다. 그러고는 서울로 돌아왔다.
그런데 보살님 중의 한 분이 기도를 시작했으니 7독을 회향하라고 하셨다. 그 때 나는 처음 접한 기도여서 익숙하지 않았으나 그 보살님 말씀대로 했다. 20여 일 후, 친정에서 연락이 왔다. 이제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불광사에서 사시기도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오후 3시에 7독을 회향하고 마음속으로 임종 준비를 했다.
그날 저녁 6시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친정어머님 말씀이 아버님의 병명이 췌장암이었는데 크게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편안하게 가셨다는 것이다. 나는 부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아버님께서 편안하게 극락왕생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49재를 마칠 수 있었는데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진실하고 간절한 기도는 헛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 같았다.
그 뒤로 여전히 나는 불광의 사시기도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다같이 모여 지내는 백중기도의 원력은 더욱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무더운 여름 하안거 결제 기간 동안 정진하고 계신 스님들과 때를 같이하여 재가신도들도 49일 백중기도로써 용맹정진기도를 하는 것은 한층 더 성숙되는 모습으로 자기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백중기도를 올리면서 좋은 점이 또 있다. 불자들이 정성으로 올린 보시금이나 영가님께 올린 물품 등을 어려운 이웃, 경로당, 복지센터 심지어 북한 동포에게 보내주고 있으니 얼마나 복된 일인가. 더불어 불광사에서는 올해에도 선방에서 용맹정진하고 계신 스님들께 대중공양을 올리기 위해 상원사, 동화사, 범어사 총 3개의 사찰에 3차에 걸쳐서 순례를 하니 조상님과 더불어 올리는 백중기도야말로 보현행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한 백중기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현몽을 꾸기도 하며 가피를 받는 것 같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3년째 되는 해에 영화에서 본 큰 유람선을 타시고 영가분들과 더불어 아버님께서도 그 배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고나니 살아서나 죽어서나 똑같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야선을 타시고 극락왕생을 하시는 것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주위분들의 현몽가피는 이루말할 수 없이 많다. 백중기도 덕분에 학업성취, 회사 취직, 결혼 등 정성을 드리면 헛되지 않음을 여실히 알 수 있다.
또 이런 분도 있었다. 꿈속에 할머니 한 분이 나타나서 배가 고파 죽겠다고 하더란다. 다음날 사찰에 가서 확인하니 할머님의 이름이 위패에서 빠져 있더라고 하면서 놀라워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지고 모든 것을 공경히 대하는 마음이 생겼다. 돌아가신 분이라 하여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영가가 얼마나 정확하신지, ‘초청하지 않으면 참석도 못하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부에서 위패 쓰는 것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다. 나는 언제나 좋은 덕담과 함께 위패를 쓸 때는 정성을 다하여 한 자라도 틀리지 않게 쓰라고 당부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요,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에게 도움을 준다. 우리들 모두는 정성을 다해서 기도에 동참하며,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나에게도 공덕을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편 49일을 빠지지 않고 금강경 및 아미타경 그리고 지장경 독송을 하며 열심히 기도하시는 보살님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그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드리고 싶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성장시키고 자비의 등불을 밝힐 수 있는 기도야말로 불자들이 행하여야 할 최선·최상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극락국토 발원에 우리 다 같이 동참하여 부처님의 진리광명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부처님께서는 깨달으시고 3차원 4차원 세계까지 보셨으니 지금 눈에 보이는 이 세계가 다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깨달은 세계에서는 삼라만상 천지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하셨다.
우리 모두 이러한 부처님 법을 믿고 실천하는 불자가 될 때 자신의 행복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도 평화로워질 것이다.
백중기간 동안에 베풀어지는 스님의 법문과 함께 많은 사람과 만나며 덕담 나누고 함께 공양하며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좋은 도반 되시기를 바란다. 조상님의 극락왕생과 더불어 음력 7월 15일 회향하는 날까지 열심히 정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