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은 최상의 건강 관리법

특집/몸과 마음의 건강관리

2007-01-23     관리자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는 원하지 않는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의 몸을 갖고 있는 한 그 누구도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질병은 인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가항력적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질병을 어느 정도는 사전에 예방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어떤 질병은 어떤 원인에서 발병하게 된다고 밝혀져 있다. 그래서 그러한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떻게 생활해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모두 다 잘 알고 있다. 이를테면 음주와 흡연, 그리고 마약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범부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의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에 스스로 질병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기를 원하지만, 건강하기를 원하는 만큼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필자도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다.

육체와 정신은 불가분
붓다는 『양의경(良醫經)』에서 훌륭한 의사는 병의 상태, 병의 원인, 병의 치유, 병의 치료법을 잘 안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여래는 위대한 의왕(醫王)으로서, 고(苦)·집(集)·멸(滅)·도(道)라는 사제(四諦)의 진리를 바르게 안다고 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의 원인을 알았으면, 그것을 치료하고, 다시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이익이 없다.
한편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육체가 건강해야 건전한 정신을 소유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정신이 건전해야 건강한 육체를 소유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둘 사이의 선후관계를 논하는 것은 달걀과 닭의 선후관계를 논하는 것과 같이 무의미한 것이다. 불교에서는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최상의 길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 건강에는 지나칠 정도로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정신적 건강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아무리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온전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순식간에 몸은 망가지고 만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육체적 건강보다도 오히려 정신적 건강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수행은 지계(持戒)가 선행되어야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계율을 지키고 수행하기를 권한다. 수행은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얻기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불교의 수행법이 현대인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증진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유럽에 소개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수행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그런데 수행은 지계(持戒)가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계를 지킨다는 것은 ‘도덕적 행위’를 실천한다는 말이다. 지계를 다른 말로 ‘심신(心身)의 조절’이라고 말한다. 계율을 지킴으로써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것을 지계(持戒)라고 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적으로는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는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어떠한 일도 완전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된다.
흔히 계율은 자신을 얽어매는 속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계율은 자신을 보호하는 호법신장과 같은 것이다. 또한 계율은 자신의 모든 재앙을 소멸시키는 묘약이다. 그러므로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인 오계만 잘 지켜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가 있게 된다.
간혹 수행 도중에 병을 얻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잘못된 수행을 하였거나 아니면 어느 한 곳에 치우친 수행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올바른 수행을 했는데 건강을 잃었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잘못 수행한 그 사람의 허물이지 수행 자체에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수행이란 몸과 마음의 균형이 파괴된 것을 말한다.

음식에 대한 편견 내려놓기
인간의 육체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이 꼭 필요하다. 음식물이 인체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음식물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음식물에 너무 크게 의존하는 것 같다. 꼭 채식을 해야 건강해지고, 육식은 건강에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무슨 음식이든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먹는다면 몸에 이로움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나쁜 생각으로 그것을 먹는다면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너무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이다. 오히려 거친 음식이 더욱 좋은 음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붓다는 『숫따니빠따(經集)』에서 “일에 질서가 있어 혼란하지 않는 것, 이것이 더 없는 행복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자신의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고, 순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하면 혼란스러울 것이 없다는 말씀이다. 우리의 일상은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관리하는 최선책인 것이다.
또한 붓다는 수행을 통해 곧은 마음이 되면 깊은 법의 이익과 깊은 이치의 이익을 얻고, 저 하늘 이익에 대한 기쁨을 얻게 된다고 했다.
기뻐하고 흐뭇해지고는 몸이 편하며, 몸이 편하고는 느낌이 즐거워지고, 느낌이 즐거워지고는 마음이 고요해진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모든 장애가 없이 법의 흐름에 들어가, 하늘을 생각하는 힘이 배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했다. 이와 같이 수행은 최상의 건강 관리법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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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 스님|1973년 진해 대광사에서 출가. 스리랑카 팔리불교대학교 불교사회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초기불교 인간관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영국 런던 소재 세계불교재단으로부터 명예 불교철학박사 학위를, 스리랑카 위됴다야 삐리웨나로부터 불교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동국대학교(경주) 불교학과 강사, 팔리문헌연구소(http://www.ripl.or.kr)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