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의 눈물

교도서에서 온 편지

2007-01-23     관리자

귀의삼보하옵고,
안녕하십니까. 저는 마산교도소 수용자불교회장을 맡고 있는 문송동이라고 합니다. 항상 염려해 주시는 덕분에 저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7월 법회를 마지막으로 이곳에서도 하계방학을 시작했습니다. 8월까지 하게 됩니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지만 이번 방학을 계기로 부산스럽지 않게 뭔가를 계획하고 있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지난 잘못들에 대한 반성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인연이 닿아 이렇게라도 만난 불법이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수행을 특별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틈나는 대로 불교서적을 보며 공부도 하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참선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화를 하기 위해 오시는 스님과 보살님들을 보며 느끼는 감동은 말로 다할 수가 없습니다. ‘아! 참 이렇게도 사는구나~!’ 하고 말이죠. 또한 매번 보내주시는 월간 불광과 법공양도 한 자 한 자 소중하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더이상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들에 제가 참으로 어리석고 못났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제가 여지껏 배운 것 중에 부처님의 가르침보다 수승(殊勝)하고 밝은 등불은 없다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참회의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두터운 업장이 어찌 쉽게 녹아나겠습니까만,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처님전에 108배도 올리고 간절한 기도를 하게 됩니다.
지난 몇 년간 제가 수용자 불교회장이라는 소임을 맡게 되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여러모로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근기도 모자라구요.
하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만은 보여드리고 싶기만 합니다. 받기만 하는 은혜에 이곳 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구요.
많은 불자님들이 살펴주시는 가없는 기도들로, 지난 자신의 잘못을 진시로 뉘우치고 달라지신 분들도 있습니다. 어떤 분은 불법을 만나기 전 자신의 모습을 참으로 어리석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는 그 분의 얼굴 표정이 환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을 만나면 저도 가슴이 찡하더군요. 환희심이 일어났습니다.
이대로의 제 자신을 이해하고 옆의 동료도 인정하게 됩니다. 뒤늦게나마 만난 불법의 인연이지만 부처님의 가피라 여기며 하루하루 기도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어둡지 않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