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일과를 지킵시다

2007-07-28     관리자

 * 일과를 통해 믿음을 정착하자

 일과를 지키자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일과라고 하는 것은 믿음을 정착하고 믿음을 나의 생명속에 깊이 뿌리 내리게 하는 일입니다.

 아침 시간이든지 낮 시간이든지 저녁 시간이든지 어느 때를 정해도 좋으나 기본적인 일과시간을 정해놓고 꼭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단 10분이라도 좋으니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 쉬지 않고 기도 정진하는 일과를 실천합시다.

 많은 분들이 일과를 중히 여기지 않고 부처님의 가르치심 가운데서 높은 가르치심이라든가 철학적인 것이라든가 아니면 깊은 인간을 통찰하는 뜨거운 원력이라든가 하는 데에 관심이 커서 불법을 어떤 교양이거나 지식이거나 고귀한 취미로 이해하시는 분들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불교를 하나의 새로이 지향할 인간의 길로서 생각하고 접근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에게 꼭 부탁드릴 말씀은 수행일과를 꼭 지키고 일과를 통해서 믿음을 정착시킬 것을 당부하는 바입니다.

 * 이론과 지식으로 아는 것은 힘이 없다

 보통 '참선법이 좋다. 불교는 선이 최고다' 이렇게 아는 분들이 많고 또 불교가 갖고 있는 어떠한 철학도, 어떠한 종교도 이룰 수 없는 근원적인 실재의 도리를 해명한 것에 매료되어 불교에 관심을 갖고 불교에 접근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어떠한 경우이든 지식적인 것이거나 취미적인 것이거나 교양적인 것으로 믿는 종교, 이것 가지고는 별 힘을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신앙을 하는 사람들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힘이 나지 않습니다. 가정이나 자식이나 부모님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흔들리는 것입니다.

 '나는 부처님과 함께 있다. 부처님의 은혜 가운데 있는 나다. 내가 불자다' 하고 부처님을 부르고 대답하고 기원하고, "부처님께서 이미 이렇게 거두어 주셨다"하고, 감사하고 염불하는 그러한 믿음을 정착하지 못하고 지식이나 이론이나 취미 교양 정도의 신앙 가지고는 어려움을 이길 힘이 안 나오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치심에 가까이 왔을 때의 감동은 놀라운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내외에서 몰려오는 고통, 생활 가운데서 오는 고난 이런 것들은 이겨낼 힘이 안 나옵니다. 막중한 일을 밀고 나갈 힘이 없는 것입니다.

 불교는 어떤 이론이거나 지식이거나 철학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참으로 생생한 진리로서 현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바라밀이라 하고 법성이라 하고 진여라 하고 불성이라 하고 진리라 하고 가지가지로 말을 합니다만 이것을 이론과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한은 힘이 없는 것입니다.

 * 부처님은 지혜와 힘이다

 바라밀의 여러 가지 공덕에 관한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우리 생명에 끼쳐주신 은혜의 표현인 것입니다. 나의 생명과 함께 내 생명속에 부처님의 생명이 함께 뛰고 있고 부처님의 은혜가 직접적으로 함께 한다는 이것은 말과 이론과 생각이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생각과 이론은 그 껍질의 껍질에 불과한 것입니다. 알맹이가 될수 엇는 것입니다. 알맹이 그 자체는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것이 아닙니다. 그 이전의 것입니다. 형상적인 것, 이론적인 것, 생각으로 잡을 수 있는것, 그 이전의 것입니다. 바로 부처님이 그러하십니다.

 부처님의 무한 절대의 권능, 무한 절대의 위력, 무한 절대의 자비 그 모두를 한꺼번에 가지고 계신 무한 절대의 힘입니다. 이러한 신앙이 뿌리 내리지 못하고 지식과 이론과 철학으로 불교를 가까이 하고 내가 불자다 해보아야 그 정도로는 힘을 발휘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지식과 이론만으로 받아들인 지식은 껍데기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경전을 읽고 이론을 정연하게 편다 하더라도 그것은 겉껍데기이어서 힘이 없는 것입니다. 내 생각으로 꾸며서 안 지혜 그것은 몇 푼어치 안 되는 것입니다.

 생각이라고 하는 것, 마음이라고 하는 것, 이것들은 몽환 같은 것이어서 거기에 매달려 보아야 거기선 힘이 안 나오는 것입니다.

 "불교는 철학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참으로 훌륭하다. 높은 사상체계를 갖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어려움을 당했을 때 우리를 구원해 주는 힘이 없다."

 이렇게 말하는 분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불교를 철학적인 이론으로 접해 보고 그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뜨거운 신앙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실지 그랬씁니다. 지식의 입장에서만 보고 신앙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 생명 깊은 곳에 말과 생각으로 잡을 수 없는 부처님의 진리 생명이 와 있다는 것을 그래서 부르면 바로 응답하시는 그러한 부처님과 내가 함께 있다는 이런 신앙이 없기 때문입니다.

 * 믿음만 있고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무명만 증장한다

 영명선사라고 하는 조사스님이 계십니다. 그 어른은 교학자로서도 유명하고 선을 하여 견성하셔서 조사위에 오르신 분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정토법문도 크게 여신 분입니다. 이분의 말쓰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믿음이 있고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무명만 증장한다." 미신 같은 불교를 믿는다 그런 말입니다.

 부처님께 복을 달라고 빌었는데 부처님이 복을 아니 주시더라하고 이렇게 하면 될까 저렇게 해보면 될까 하고 별 방법을 다해보는 그런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부처님의 참뜻이 무엇일까 하고 노력을 아니하고,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스스로 자기 생명속에서 읽으려는 노력이 없어, 올바른 이해가 결여되었기 때문에 무명만 증장한다는 말씀입니다. 올바른 불법에 대한 이해가 없고 수행이 없기 때문에 어둑한 생각만 더해간다 이런 말씀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불교 하면 무당의 종갓집 정도로 잘못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당 하는 사람치고 정법 불교에 가까운 사람은 없습니다. 부처님 모셔 놓고 그 앞에서 춤을 추고 굿을 하지만 불교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이와 같이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무명만 증장 하는 것입니다. 어둑한 짓만 합니다.

 * 믿음과 바른 이해가 겸할 때 호랑이에 뿔을 갖춘 격

 이와는 반대로 지식은 있어도 믿음이 없으면 사견만 증장하는 것입니다. 불교를 공부하면서도 비교 종교적인 입장, 철학적인 입장, 지식적인 입장에서만 보고 신앙이 없으면 스스로 닦는 것도 없기 때문에 올바로 알지 못하고 사겨만 증장시키는 것입니다.

 경이나 읽고 그것으로 불교를 삼는 사람들, 계행을 갖고 보살도를 닦거나 기도 염불 일과를 행하지 않습니다. 참선도 하지 않습니다. 선지식의 법문을 읽거나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책이나 읽어 불교를 알려고 합니다.

 그리고 불교를 나름대로 해석합니다. 모르면서 제 마음대로 결론을 내리고는 불교는 이런 것이다 저런 것이다 하고 남에게도 잘못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나올 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는 학자일 뿐입니다. 지식과 이론만으로는 자기 생명의 힘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명 선사께서는 "믿음과 바른 이해가 겸할 때 호랑이에게 뿔이 달린것과 같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정말 부처님을 바르게 믿고 올바른 이해가 따라서 참다운 수행을 할 때 호랑이같이 날쌘 용기를 가진 짐승에 뿔까지 갖춘 격이 된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 일과 수행은 뿌리가 정착하는 작업

 불교는 이런 것이다 저런 것이다 하고 알고 있는 그것 가지고 거기서 무슨 힘이 나오겠습니까. 종이에 있는 글자에서 나온 그 지식 그것 갖고 무슨 힘이 나오겠습니까.

 부처님의 무한 절대의 위신력이 진실로 나의 생명이어서 나에게 무한한 자비로서 와 있다고 하는 믿음을 갖고 하루하루 수행일과를 통해서 나 자신의 생명을 윤택하게 키우는 작업을 해야 거기서 힘이 나오는 것입니다.

 시간을 정해 놓고 일과를 꼬 실천합시다. 그 일과시간은 나의 진실 생명이신 부처님, 무한의 위신력을 부어주시는 부처님, 항상 나를 감싸주시는 부처님과 대화하는 시간이고 나 자신의 생명에 부처님의 위신력을 연결시키는 시간이다 믿고 진실하게 바라밀 염송을 하고 독경을 하고 염송하고 참선을 합시다. 이것이 생명의 뿌리가 진리에 정착하는 진실한 수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