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 샘. 부처님 횃불로 오시다.

부처님빛 안에서

2007-07-20     관리자
나는 요즈음 불교경전인 (대승기신론)과 (목회자 지침서)란 책을 보고 있다. (대승기신론)은 마명 보살이 짓고 진제 스님이 한역한 대승불교 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경전이다. 또한 (목회자 지침서)는 미국 제일 교회의 시무목사인 크리스웰 목사가 자신의 50년 동안의 목회 경험을 바탕으로 목회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적은 목회자의 지침서이다.
나는 위의 두 책을 보면서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곤 한다.
출가 수행자가 목회자 지침서를 본다니 의아해하는 스님이나 신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구도자와 성직자의 모습속에서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승기신론)은 약 6세기에 한문으로 번역된 것으로서 대승의 마음을 갖도록 하는 출가자의 지침서인데도 왜 목회자의 지침서를 보아야 하는가.
나의 부족함 속에 목회자의 지침서가 필요할까, 아니면 역사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속에 사회가 목회자의 지침서를 필요로 하게끔 하기 때문일까?
(목회자 지침서)는 1984년에 초판된 것으로 목사의 서재생활, 설교준비, 개인생활, 그리고 신자와의 관계, 목사의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목사의 좌절과 실패 등등 50여년의 목회를 처절한 자기 경험을 통해 정리하여 이 사회 속에서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을 원리에 근거해 밝임으로써 성직자와 사제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지침서이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반문한다. 나는 출가 수행자로서 구도자인가? 성직자로서 사제인가?
그리고 나는 내가 서있고 생활하는 공간속에서 어떠한 자세로 임하는가?
내가 포교당을 개척하여 운영한지도 3 ~4년이 되었다. 때로는 수행자로서 때로는 성직자로서 양면성을 지니면서 많은 부족한 부분을 포교하고 신자와 어우러지면서 하나씩 하나씩 깨달아갔다.
우리는 부처님을 저 태양에 비유한다. 그래서 불일(佛日), 불광(佛光)이라 말한다. 부처님은 태양과 같은 분이요, 태양의 빛과 같다고, 그래서 부처님은 태양이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태양의 빛과 같아서 온 중생의 어두운 마음을 비추어주시며 무명의 세계에서 밝음의 세계로 빛을 밝혀 주시는 분이라고.
태양은 우리에게 밝은 빛과 따스한 기운과 무한한 생명의 에너지를 준다. 저 밝은 빛이 부처님의 지혜라면 따스한 기온은 자비가 아닐까. 그리고 생명의 에너지는 부처님의 무한한 공덕이 아닐까.
우리는 저 태양의 밝은 빛도 필요로 하지만 따스한 기온도 그리고 생명의 에너지도 필요로 한다.
어둠이 있어야 밝음이 드러나고 냉기가 있어야 따스한 기온이 더욱 감미롭듯 이제는 구도도 성직도 출가도 재가도 온통 같추어야 이 땅에서 빛이 발하지 않을까.
밝음은 어둠을 포용하며 새벽에 온다. 밝음이 오기 때문에 어둠이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밝음이 어둠을 간직한 채 밝음을 드러낸다.
중생도, 깨달음 속에 중생 속에 간직한 부처의 성품을 드러내는 깨달음이 있지 않을까.
혹시 중생이 너무 강렬한 저 태양만을 보고 따스한 기온과 무한한 생명의 에너지를 보지 못한다면 불일(佛日)과 불광(佛光)의 진정한 의미는 보지 못할 것이다.
내가 왜 (목회자 지침서)를 보면서 따스한 성직의 느낌을 받는지, 그것은 아마 부처님의 자비를 행하기 위한 스스로의 품성(品性)을 돌이켜보기 때문일 것이다. (대승기신론)에서 밝은 빛의 광명을 보는 것은 그것을 행하기 위한 수행자의 자기관리인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 부처님의 밝은 빛만을 봐왔다면 지금부터라도 따스한 기온과 무한한 부처님의 생명의 공덕을 보아야겠다.
우리는 간혹 수행자, 구도자이기 만을 고집하여 혹시 빛만 보고 따스한 기온은 느끼지 못한 것이 아닌가. 또한 너무 강렬한 빛만 보고 이것으로 족하다고 생각지는 않는지.그러나 저 밝은 빛도 구름이 가릴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