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더불어 사는 사회

여유있는 마음

2007-07-17     관리자


   ‘아무리 급해도 신발은 신고 나가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너 나 없이 왜들 그렇게 허둥대는지?’
   오늘 아침 조간신문의 한 귀퉁이에서 읽어본 기사 내용 중 일부다. 신문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심호흡을 한다. 그래도 가슴이 조여들고 통증이 일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미 버릇이 된 것을 어찌하랴. 아침마다 신문을 펴보는 심기와 행위가 매양 이렇다. 눈을 들어 창밖을 내다본다. 새벽부터 내리는 빗줄기는 아직 계속이다. 하늘을 쳐다보니 온종일 내릴 것 같다. 그나마 보이는 차도가 시원해 보이는 것은 빗줄기의 덕분이다. 지금 그 차도 위를 30대로 보이는 젊은 부인이 아들인가 싶은 5,6세쯤 돼 보이는 남아를 앞세우고 ‘빨리, 빨리’하고 큰 소리로 재촉하며 5m쯤 떨어진 횡단 보도를 곁에 두고 차도위를 뛰어 건너고 있다. 언덕바지에서 쏜살같이 달려 오던 중형택시 한대가 클랙숀 소리를 마구 질러대며 급정거를 하는 듯 하더니 심한 욕지거리를 퍼붓고 지난다. 동남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고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남가좌동에서 듣는 소리다.
   모든 이들이 누구나 빨리 갈려고 아우성이다. 생활면의 일상이 그렇고 소비풍조도 그렇다. 차근차근이 한계단 한계단, 이런 충고는 그 도덕성에 있어 그 의미가 상실된지 이미 오래다. 계층 곳곳에서 이런 질병에서 기인된 증후군의 부산물이 표출되고 있다.
   요즘 만연되는 인플레 기대 심리에 그 원인을 두지 않아도 5월말 현재 우리의 소비자 물가 상승폭은 연율로된 당초 정부 억제 목표선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 이유는 알다시피 부동산값 상승과 사회 각계 각층의 소득 보장적 요구로 확산된 높은 임금상승, 개인 써비스 및 농산물의 가격 앙등 등ㆍㆍㆍ 모든 부분에서 요구조건들과 상승폭이 갑자기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 부산물로 수출 경쟁국에 비해서 경쟁력은 벌써 악화돼 있고 실업율도 증대되고 있다. 3월들어 실업자는 54만 8천명이나 된다. 이에 부수적으로 계층간에 빈부격차가 심화되기 시작하고 과소비, 향락풍조가 곳곳에 제철 만난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외제 승용차의 국내 소비액은 4월말 현재로 작년 일년 동안의 판매액에 육박하고 있다. 양담배, 수입냉장고, 대형TV, 장난감, 양변기까지 심지어는 내국산 대형이나 고급 내구 소비재는 재고량이 없어 못파는 실정이다.
   월세방을 살아도 중형차에 카폰을 달고 다니고, 국민학교 아이들의 생일파티 장소를 호텔의 뷔페로 옮긴지 오래다.
   모든 이들이 저마다 민주주의를 입에 올린다. 특권과 독점이 없는 사회를 원하기 때문이다. 어느 소수의 계층만이 권력과 부와 자유를 향유하는 것이 아니고 대중이 참여하는 사회이기 때문일게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사유(四維)가 먼저 존재해야 한다. 예절과 의리와 염치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우린 그동안 너무 조급히 앞만 보고 달려 왔다. 이제는 좌우를 살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너와 나의 경쟁다툼에서 벌어진 틈새를 메꿀 때가 온것이다. 서로간의 응어리도 풀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것은 서로가 약간씩 양보하고 베푸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선행되면 비로소 여유있는 마음도 생기리라.
그것이 더불어 사는 사회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佛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