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과 짬의 값

여유있는 마음

2007-07-17     관리자


   이 세상에서 겨를을 제대로 찾아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행복한 사람에 들 수 있을 것이다. 흔히 틈이란 말로 설명되는 이 휴식적 순간, 쉼의 공간 마련, 그렇다면 시간과 공간이 맞물려 우리의 정신과 육신을 여유롭고 평안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가리키는 말이 될듯싶다.
   경제적 여유를 갖지 못했을 때의 초조나 불안, 정신의 여유를 도외시한 곳에서의 각박함과 처절함, 그 어느 것이나 우리 삶의 바람직한 요소는 결코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물적인 욕심에 쫓겨 폐가망신한 많은 주위의 실례를 우리는 본다. 그러다 보면 몸과 마음은 지쳐 어느덧 나락가(那落迦)에서 헤어나올수 없는 지경에 가있게 되고 돌이켜 쉼과 틈을 찾아도 이미 때가 늦게 되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이 여유를 나중에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마치 일벌들처럼 밤낮없는 몸을 또 쪼개고 시간을 거듭 나눠 부지런을 떨고 안달을 하며 욕심을 부린다. 그런데 얼마쯤의 시간이 흐르고 약간의 돌이킴이나마 있게 될 때 비로소 뒤 늦음의 반성을 안게 되고 삶의 무상을 새삼 되씹게 된다.
   이와는 달리 이 겨를이란 것을 철저하게 찾아 자신의 것으로 삼은 사람은 매우 건강하고 행복하다. 없는 틈도 찾아내어 애써 쉼을 갖고, 인생을 반추해보며, 스스로의 값어치를 더욱 높이고,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그야말로 평안스럽게 모든 문제를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로 늙지 않는다.
   늙지 않는다는 것은 언제나 젊어 있다는 뜻도 된다. 젊음은 건강이란 말로 대변된다. 이 건강을 유지함으로써만이 건강의 정신을 반석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일과 일 사이의 틈, 비록 그것은 눈깜짝할 사이라 해도 눈을 감고 세상의 모든 것을 지워보는 짧은 행동, 점심 후의 눈부침, 행선지에로의 질주 중에 겨를을 갖고자 하는 마음, 하루에 한번의 잠시, 한달에 두어번의 휴일, 일년에 두세번의 휴가계획이 우리 인생을 밝고 젊게한다. 밝고 젊다는 것은 건강을 의미한다. 건강한 인생이 아닐 때의 무의미, 무상(無常)은 그 어떤 값도 매길 수가 없는 법이다.
   다른 쉬운 예의 하나는 잠깐 뜸을 들이듯 지나는 길가의 사찰, 절 앞에서의 한번의 합장, 또는 그 자비의 무릎앞에 허리 굽히고 손바닥을 모으는 예절, 그것으로 얻게되는 안도와 평온, 너그러움과 태평스럼은 잠시나마 우리를 무중력 상태로 끌어들인다.
   가까운 곳이거나 먼 곳에의 길떠날 차비의 흥분, 이 흥분이 휘저어 놓는 혈관의 피솟구침, 묵은 찌꺼기를 쓸어내는 호기심의 발동, 한결 젊게 하는 차림과 걸음걸이, 이 모든 마음과 행동이 이승의 번잡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해방시켜 준다.
   아무런 구애없는 짬과 틈, 쉼과 해방감은 인생을 자유롭게 해준다. 자유롭지 못한 삶의 값은 전혀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많이 쉬는 인생, 틈을 갖는 인생은 값진 것이고 건강한 것이고 영원히 젊은 것이다.
   언제나 젊게 있다는 것, 여유로와 젊게 산다는 것, 그 값은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부지런과 부지런, 열심과 열심 사이에 이 비싼 틈과 여유를 나는 자주 끼워 넣고자 한다.    佛光